"더 이상 변명거리가 없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의 4번 공백을 메울 후보로 꼽히는 홍성흔(35, 롯데)의 표정은 진지했다.
8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홍성흔은 "감독님께서 타격에만 전념하라고 하셔서 더 이상 변명거리가 없다"며 "올 시즌이 아주 중요하다. 성적으로만 보여줘야 한다. 무조건 잘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 (4번) 유력 후보는 나라고 하셨는데 몸무게도 95kg에서 98kg까지 늘렸다. 지난해 몸이 딱딱해질까봐 웨이트 트레이닝에 소홀했는데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호가 빠진 4번 공백을 메운다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속된 말로 '잘 해봤자 본전'이다. 홍성흔 또한 4번 중책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 그는 "롯데의 4번 자리는 사령탑 못지 않게 중요한 위치"라며 "부담되는 위치인 건 사실이다. 자칫하면 바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번 타자로 좋은 활약을 펼쳤더라도 4번 타자로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는게 그의 생각. 홍성흔은 "기대 이상 하지 못하면 비난을 면치 못한다. 적어도 외국인 타자로 교체해야 한다는 말은 듣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홍성흔이 4번 타자로서 해줘야 할 몫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최소 20홈런 80타점"이라고 대답했다. 장타력 향상을 위해 타격 자세도 수정했다. 그동안 상체를 웅크려 힘을 싣지 못했던 홍성흔은 상체를 세우고 테이크백을 좀 더 경쾌하게 할 생각이다. 그는 "타율이 떨어지더라도 장타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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