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에 입성한 정대현과 이승호가 정상 등극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SK의 세 차례 우승에 이바지했던 정대현과 이승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고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롯데는 정대현과 이승호의 가세 속에 마운드가 한층 탄탄해졌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우승의 한을 풀어낼 각오.
이들에게 롯데는 낯설지 않았다. 정대현은 "여기 다 아는 선수라서 낯설지 않다"고 했다. 경희대 선배였던 홍성흔을 비롯해 SK에서 한솥밭을 먹었던 이용훈, 그리고 대표팀에서 배터리 호흡을 이뤘던 강민호 등 친한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듯. 이승호 또한 "가족같은 분위기"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나란히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 이들은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대현은 "승호는 몇년간 궂은 일을 도맡아하면서도 불평불만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승호 역시 "대현이형은 경험이 풍부한 투수"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소방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SK 시절에도 캐치볼 파트너를 이뤘던 이들은 롯데에서도 찰떡 궁합을 과시할 듯. 전천후 핵잠수함 정대현은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이라며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게 아니다. 맡겨주시는대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선발의 한 축을 맡게 될 예정인 이승호는 "투수라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보직이다. 2004년까지 선발로 뛰었는데 아무래도 중간에서 선발로 가는게 쉽지만은 않다. 투구수도 늘려야 하고 할 게 많다. 하고 싶다는 의지 만으로 되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의 야구 열기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 정대현과 이승호 역시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대현은 "마! 마! 할때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나 말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승호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곳은 없다. 잘하든 못하든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나. SK에 있을때 많이 부러웠다"고 털어 놓았다.
정대현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많이 쉬었는데 하루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수치상 목표를 밝히는 것보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게 우선이라는 의미였다. 이승호는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힘줘 말한 뒤 "SK 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지난해 롯데가 페넌트레이스 2위를 했는데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정상 등극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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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이승호./ 김해=손찬익 기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