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맑음, 두산 흐림'…8개 구단 불펜 기상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09 09: 42

뒷문이 단단해야 패권을 노릴 수 있다.
최근 수년간 프로야구는 불펜의 중요성이 크게 올라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뒤가 불안한 팀은 우승을 차지하기 힘들다는 게 증명되고 있는 현실이다. 2005년 삼성이 권오준-오승환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이래로 '우승팀=철벽불펜'의 공식은 그대로 유지가 됐다. 선발야구를 펼쳤던 2009년 KIA도 유동훈이 든든하게 경기 후반을 책임졌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이번 스토브리그도 불펜들의 팀 이동이 잦았다. FA로 팀을 옮긴 6명의 선수 가운데 불펜투수가 4명이나 있었다는 사실은 높아진 그들의 위상을 대변한다. 이제 남은 건 트레이드 시장 뿐. 2012년 선수단 구성을 거의 마친 8개 구단의 불펜 기상도를 살펴봤다.

▲ 맑음 - 삼성, 롯데, KIA
특별한 불펜 전력보강이 없었지만 삼성은 올 시즌도 단연 '최고의 철벽 불펜'을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47세이브를 올리며 화려하게 복귀한 오승환이 본인 기록경신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정현욱-권오준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불펜은 깊이를 더하고 안지만까지 건재하다. 여기에 배영수-정인욱 등 언제든 불펜으로 활약 가능한 예비 자원도 풍부하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좌완 권혁이 걸린다.
항상 뒷문이 불안했던 롯데는 SK에서 정대현-이승호를 싹쓸이하며 단박에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비록 임경완을 보내기는 했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김성배를 데려와 옆구리도 보강했다.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렸던 이재곤이 재기의 칼을 갈고 있고, 강영식-김사율 콤비도 믿음직스럽다.
KIA는 지난해 수많은 불펜 자원을 발견했다. 일단 2년차 심동섭의 각성으로 좌완 갈증을 해소했다. 또한 김진우-한기주의 복귀도 천군만마다. 여기에 사이드암 손영민도 건재하다. 무엇보다 큰 플러스 요인은 선동렬 감독의 복귀다. 삼성의 철벽불펜을 만들었던 선 감독이 KIA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기대된다.
▲ 구름 조금 - SK, 한화, 넥센
아무리 핵심 불펜전력이 빠져 나갔더라도 SK는 SK다. 박희수와 엄정욱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불펜투수 가운데 최저 피안타율(.175)을 기록한 박희수는 SK 좌완의 명맥을 잇는다. 또한 제구를 잡은 엄정욱도 마무리로 기대된다. 정우람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새로 들어온 임경완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역시 '여왕벌' 정대현의 이탈은 뼈아프고 이만수 감독의 불펜운용 능력은 아직 물음표다.
2010년과 2011년, 한화 불펜은 박정진 하나만 보였다. 2010년 79⅓이닝, 2011년 86이닝을 책임진 박정진은 2년간 9승 10패 17세이브 22홀드를 기록했다. 2년간 한화는 108승을 거뒀는데 그 가운데 48번 승리에 관여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박정진이 건재한 가운데 LG에서 송신영을 데려오며 깊이를 더했다. 여기에 재계약에 성공한 데니 바티스타가 지키는 뒷문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또한 시즌 막판부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마일영도 기대할 만하다.
넥센은 투수진은 마르지 않는 샘이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던 넥센이지만 불펜 성적만 놓고 보면 526⅔이닝 25승 20패 66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62다. 평균자책점을 놓고 보면 삼성(2.44)-SK(2.78)에 이은 3위다. 송신영이 빠졌어도 이보근-마정길-이정훈-오재영 등 탄탄한 불펜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정상급 마무리 손승락이 있다는 사실은 크게 고무적이다. 중요한 것은 넥센 선발투수들이 '승리조'가 활약할 기회를 얼마나 제공하느냐다.
▲ 흐림 - 두산, LG
한때 'K-I-L-L'라인을 뽐내며 든든한 뒷문 야구를 했던 두산은 당장 뒷문 걱정을 하게 생겼다. 지난해 부진한 고창성은 걱정스럽고, 팔꿈치 수술로 재수술을 받은 이재우는 복귀 시점을 점치기 힘들다. 또한 임태훈-이용찬은 선발진에 나설 예정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마무리 외국인투수를 물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상현-노경은-정재훈의 활약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좌완 이혜천의 부활도 절실하다.
LG는 이번 FA 시장에서 송신영을 놓친 것이 뼈아프다. '젊은 피' 한희-임찬규의 계속된 활약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또한 FA 계약을 맺은 좌완 이상열이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우규민의 복귀다. 경찰청에서 선발로 뛰었지만 팀 사정상 불펜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불펜 전력에 '물음표'가 많은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깜짝 활약에 기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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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정대현-박정진-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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