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불구하고 최다 관중은 환호성을 즐겼다. 그것이 바로 올 시즌 잠실학생체육관의 가장 달라진 모습이다.
서울 SK는 지난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시즌 프로농구 4라운드 KCC전에서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역전을 일궈낸 기세를 끝까지 잇지 못하고 91-96으로 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올 시즌 최다인 8913명. 비록 패했지만 팬들은 상상할 수 없던 즐거움을 느끼고 돌아갔다. 바로 경기 초반 벌어졌던 24점차를 뒤집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

경기 초반만 해도 시시한 경기가 될 뻔했다. KCC가 초반 전태풍과 심스의 득점을 앞세워 2쿼터 중반 24점을 앞서 나갔다. 알렉산더 존슨에 김민수, 김효범까지 부상으로 빠진 SK이기에 추격은 어려워 보였다.
SK는 2쿼터 초반 KCC에 38-14까지 밀리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이 끝났을 때는 52-39. 사실상 승부는 결정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3쿼터서 점수차를 더 줄이자는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해냈고 4쿼터서 역전을 펼쳤다. 김효범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한정원이 나서 활발한 외곽포를 터트리며 73-68로 리드를 잡기도 했다.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구랍 말일 모비스와 경기서 기록했던 8674명 보다 늘어난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말 그대로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는 SK에 대한 팬들의 보답이었다.
현재 SK는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다. 포워드 김민수와 슈터 김효범이 동반 부상을 당한 데다 1월 초 무릎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이던 알렉산더 존슨이 예상보다 더 긴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와 문경은 감독대행의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또 시즌 초반 꼴찌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존슨과 김선형을 앞세워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것도 부담인 상황.
그러나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는 모습. 예년과는 다르게 젊어진 분위기에 따라 선수들도 벤치에서 쉴 새없이 응원을 펼친다. 활약을 하면 칭찬을 하고 그렇지 못해도 격려를 하는 등 그동안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경은 감독대행과 전희철-허남영 코치의 젊은 코칭 스태프로 팀을 꾸렸지만 꿋꿋히 버텨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전 시즌과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프로의 세계서 성적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SK는 현재 그에 못지 않은 것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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