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는 뿌잉뿌잉 아역 스타에서 시대의 얼굴이 되기까지는 어떤 시간을 거쳤을까.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19일 개봉)에서 타협을 모르는 깐깐한 원칙주의자 교수 역을 맡은 안성기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배우의 변천사가 공개됐다.
빵빵한 볼살과 짓궂지만 천진난만한 미소가 돋보이는 깜찍한 외모를 자랑하던 아역 배우 안성기는 당시 '천재 꼬마 스타'라는 타이틀을 달만큼 빼어난 연기력을 뽐내며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한 안성기는 '10대의 반항'에서 실감 나는 눈물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며,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특별상 수상했다.
그런가하면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에서 개구쟁이 사내아이 역을 맡아 성인연기자 못지 않은 연기력을 극찬 받으며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임을 인증했다.
훈훈한 외모의 절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자 한국 사회파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을 거쳐, 배창호 감독과 명콤비를 이룬 영화를 통해 인기 가도를 달리게 된 안성기는 특히,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선보인 순애보적 인물 연기로 빛을 발하며 당시 모든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혔다.
대중적 인기나 연기의 완성도로 최고의 위치에 오르며 90년대 국민배우의 타이틀을 얻게 된 안성기는 정지영, 강우석, 이명세, 이준익 등 한국 영화 대표 감독들과 작업하며 외면보다 깊이 있는 연기로 승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지는 중후한 매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 진한 감동과 삶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연기로 대중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