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복귀, '백의종군+재능기부'가 답 될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1.09 09: 58

이천수(31)가 K리그 복귀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전 소속팀 전남 드래곤즈는 물론 여론 또한 그의 복귀를 바라고 있지 않다. 이천수에게는 이미 '악동'이라는 낙인이 찍혀있기 때문이다.
이천수는 최근 전남의 공식 홈페이지에 사죄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전남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계속된 언론과 인터뷰,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 등을 바탕으로 이천수의 사죄를 진정성이 결여됐다며, 그에 대한 임의 탈퇴 선수 공시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천수는 지난해부터 K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하지만 전남과 전남의 모기업 포스코는 이미 이천수에 대한 관심을 끊은 상태. 웬만한 설득으로는 전남의 마음을 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지만 이천수는 아직 공식적인 사죄의 자리를 갖지 않았다. 광양에 내려가 사죄를 했다고 말했지만, 전남은 이를 사죄로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

▲ 백의종군 할 수 있나?
2011시즌 일본 J리그 정규리그 27경기 6골. 이제 더 이상 이천수는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다. 게다가 오미야 아르디자에서는 팀 동료들과 불협화음도 문제가 됐다. 일본과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계약 제의가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예전만큼 화려한 내용의 제의는 아니다. 차라리 그 정도 제의라면 K리그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중론.
그래서일까? 이천수는 K리그로 복귀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전남으로 복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천수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오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올 수 있는 곳이 K리그가 아닌 것. 그의 현 신분은 전남 소속의 임의 탈퇴 선수다. 돌아오려면 전남으로 돌아와야 한다. 진정으로 사죄를 한다면 전남으로 '백의종군'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전남을 빼놓은 채 K리그로 복귀하고 싶다고 한 것은 그의 판단 착오다.
▲ 진심 어린 사죄, 재능 기부
2012년 프로야구 중 하나의 화젯거리는 박찬호(39, 한화)의 한국 프로무대 데뷔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된 그의 공식 연봉은 최저 연봉인 2400만 원이고 구단과 계약한 실제 연봉은 최대 6억 원(옵션 2억 원)이나 실수령액은 '0원'이라는 것이다.
박찬호는 예전부터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혀왔다. 그는 연봉 전액을 유소년 및 아마야구를 위해 기부하는 것을 전제로 한화와 최대 6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박찬호의 재능을 바탕으로 기부를 하는 만큼 일종의 재능 기부다.
한 축구인은 이런 말을 했다. "박찬호의 기부를 보고 있자니 이천수도 그러면 어떨까?"고. 이천수의 재능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들을 성장시키자는 것. 그가 돈을 노리고 K리그 복귀를 타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K리그로 복귀를 노리는 것이라면 한 시즌 연봉을 박찬호와 같이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능기부를 통해 K리그와 한국 축구에 대해 이천수는 진심으로 사죄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천수의 말로만 하는 사죄에는 모두가 지쳤다. 한 번의 사고라면 모두가 용서할 수 있지만, 사고가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용서를 하는 것도 지치기 때문. 그런 이유로 이천수의 K리그 복귀 타진 소식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다.
전남에서 백의종군과 재능 기부. 분명 이천수에게는 부담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짐을 지지도 않고 K리그로의 복귀를 생각하는 것은 이천수가 자신이 저지른 사고를 너무 가볍게 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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