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최강 종족 테란 수난시대 '도래'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1.09 11: 32

스타크래프트 최강 종족으로 군림하고 있던 테란에 수난시대가 도래했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고 나서 맵 적응 시간과 유불리에 따라서 제 몫을 못하는 선수가 나온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 시즌은 대형스타나 일반 선수 가리지 않고 테란들의 수난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프로리그 사나이로 통하던 염보성(22, 제8게임단)과 이재호(웅진)가 승리로 패배를 더 많이 하는 것은 기본이고, 프로리그 출전 비율에서도 프로토스와 저그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가장 충격적인 것이 '염선생' 염보성의 몰락. 프로리그 통산 159승(103패)에 빛나는 그는 이제동 김택용 이영호와 함께 단 4명뿐인 공식전 트리플60 (모든 상대종족전 승률 60%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로 매 시즌 다승경쟁에서 이름을 빼 놓은 적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염보성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이번 시즌 그가 기록한 성적은 1승 6패로 다승왕이 아니라 다패왕의 불명예를 차지할 위기에 몰렸다.

프로리그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던 이재호의 부진도 빼 놓을 수 없다. 통산 144승의 성적을 거둔 그는 이번 시즌 3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리의 보증수표로 불렸던 이재호의 부진에 맞물려 웅진의 프로리그 순위는 4승 5패로 7위로 처져있다. 염보성이 힘을 못쓰고 있는 제8게임단의 순위도 최하위인 8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둘 뿐만 아니라 기존 각 팀의 핵심전력이었던 이신형 전태양 등도 제 몫을 못하면서 테란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KeSPA 랭킹 1위인 이영호는 극강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김성현(5승)은 전 경기 동족전을 하고 있고, 정명훈(5승 1패) 역시 동족전 중심의 출전으로 성적을 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현상을 전문가들은 프로토스와 저그에 비해 이번 시즌 맵 밸런스가 테란에게 불리하다고 내다 보고 있다.
KT 이지훈 감독은 이번 시즌 테란 부진의 원인에 대해 "선수들 사이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영호를 제외한 대다수의 테란 선수들이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프로토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맵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집중력이 좋아졌다"라고 평했다.
다시 말해 비교적 쉬운 심시티로 막히던 예전과 달리 입구지역이 넓어진 것과 지형지물을 이용해 타 종족들의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해진 것도 원인으로 파악되며 테란이 예전과 달리 타 종족전을 치르기 쉽지 않다는 증거.
주력 테란들의 부진이 길어진 것에 대해 각 팀 감독들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제8게임단 주훈 감독은 "(염)보성이가 너무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경기력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시간이 생각보다 걸리고는 있지만 결국 제 몫을 다할 것"이라고 신뢰감을 표시했다. STX 김은동 감독 역시 이신형을 바라보는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시간의 차이일 수 있지만 테란이 주력인 팀들은 테란라인이 살아나지 않은 이상에는 성적을 내는데 어느 정도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 테란이 살아나야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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