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놓치고 말았다. 광주 FC는 지난 시즌 수비를 책임지던 박병주(27)와 허재원(28)을 모두 잡지 못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9일 박병주와 허재원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광주가 창단 첫 해임에도 최소실점 9위(30경기 43실점)를 기록하며, 16개 구단 중 11위에 머무를 수 있게 만든 알토란 같은 선수였다.
대신 광주는 장경진(29, 전 인천)을 영입했다. 장경진 또한 수비수. 그러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중론. 박병주와 허재원이 지난 시즌 각각 23경기, 29경기에 출전한 반면 장경진은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게다가 박병주와 허재원이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FA) 선수였던 반면 장경진은 이적료가 발생하는 FA였다. 광주의 확연한 손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광주는 박병주와 허재원을 잡을 수 있었다. FA선수 단독 교섭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박병주 허재원과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하지만 일을 진행시키지 못하고 지체하다 2012년이 오고 말았다. 물론 1월이 되도 FA선수와 교섭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알토란과 같은 박병주와 허재원을 다른 구단에서 지켜보고만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태평하던 광주는 두 선수를 놓쳤다.
두 선수의 이적으로 이제 광주의 수비는 구멍이 생겼다. 2명의 주축 선수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클 것이다. 새로 수비진을 만들겠지만 지난 시즌 만큼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한 호흡을 맞추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들 것이다.
2012년은 중요한 한 해다. 2013년부터 시행되는 승강제를 위해 2012년 성적으로 강등 여부가 결정된다. 그런 상황에서 전력 보강에 힘쓰기보다는 연맹과 다투며 강등되는 팀의 숫자를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광주와 함께 한 목소리를 외치는 강원과 경남, 대전 등은 이미 대대적인 보강을 마치고 호흡 맞추기에 들어가 있다.
한편 광주는 주앙파울로의 파트너를 영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K리그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광주는 브라질 선수 2명과 접촉 중이다. 그 중 한 명은 영입 확정 단계에 이른 상태. 광주는 그 선수가 지난 시즌 8골 1도움을 기록한 주앙파울로 정도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광주로서는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머뭇거리다 놓치거나 늦게 합류해 호흡을 맞추지 못한다면 2012 시즌 최만희 광주 감독의 주름살은 더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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