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최희섭 야구 인생 최대 고비…스스로 일어서라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08

‘최희섭 감기 몸살로 입원’
KIA 최희섭(33)이 지난 1월 8일 새해 첫 팀 훈련에 불참하고 감기몸살로 입원했다는 소식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선동렬 KIA의 신임 감독은 이날 “한 눈에 봐도 감기몸살이 심해 보였다.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1월 15일 출국)할 수 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최희섭은 구단 지정병원인 광주 한국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입원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최희섭의 입원에 혀를 차는 것은 그가 걸핏하면 몸 상태가 나빠 경기와 훈련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KIA는 새해 훈련을 시작하면서 지난 11월말 선수들에게 선 감독이 제시한 '체중 및 체지방 감소'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 상태 점검을 실시해 기준치에 통과하지 못하면 연봉의 5%를 벌금으로 물리기로 했습니다.
선수들 전원이 통과해 “만세!”를 불렀는데 여기에 최희섭은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오전 선 감독을 만나기 위해 광주구장을 찾은 최희섭의 몸매는 시즌 때에 비해 크게 몸무게가 늘어난 모습이었습니다.
최희섭은 지난 6일 서산 현대농장에서 열린 1박2일 팀 워크숍에도 불참했습니다. 그의 상태는 작년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KIA는 지난 11월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로 마무리캠프를 떠나며 시즌 중 부상을 겪은 몇몇 주전급 선수들을 국내에 남도록 했는데 최희섭은 빠졌습니다. 다른 잔류파들이 광주구장에서 2군 및 재활군과 함께 훈련했지만 그는 11월 초에 하루만 야구장에 나와 짐을 정리하고, 집으로 간 후 동료들과도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동안 최희섭은 서울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산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보고를 받은 선동렬 감독은 올 시즌 4번타자 후보에 최희섭을 제외하고 안치홍과 이범호를 올렸습니다.
광주일고-고려대-2002년 시카고 컵스-플로리다 마린스-LA 다저스-보스턴 레드삭스-탬파베이에 이어 2007년 KIA에 해외파 특별 지명선수 케이스로 입단한 최희섭은 데뷔전부터 부상으로 고생했습니다. 2007년 5월 1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그는 왼쪽 갈비뼈 부상을 입었습니다.
첫해 52경기에만 출장해 타율 3할3푼7리, 홈런 7방을 날린 최희섭은 2008년 1월 괌 전지훈련 중에 어지럼증과 심한 두통으로 중도 귀국했습니다. 2008 시즌에 55게임만 출전해 타율 2할2푼9리, 홈런 6개를 때렸습니다. 시즌 중 5월에 허리와 어깨 통증을 겪은 것입니다.
2009 시즌에도 허리와 등근육 통증과 엄지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그래도 거의 전경기에 해당하는 131게임에 출장해 타율 3할8리에 홈런 33개를 기록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고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2010 시즌을 앞두고 벌인 미야자키 전지훈련 때도 부상으로 중도에 귀국했습니다. 126경기에 출전해 2할8푼6리, 홈런 21개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 2011 시즌에는 70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1리, 37타점, 9홈런을 기록하는 저조한 성적을 냈습니다..
매년 비슷한 허리 부상과 엄지 발가락 부상 등으로 인해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시즌 전 2월 일본 스프링캠프 당시에도 허리 통증을 일으켜 중도 귀국했으며 시즌 들어서도 4월 베이스러닝을 하다 허리 통증이 재발해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지난 6월에는 경기 중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앰뷸런스에 실려 후송되기도 했습니다. 또 7월26일 광주 삼성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오른쪽 발가락을 맞아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9월15일에는 허리디스크와 감기몸살로 1군에서 말소됐습니다.
KIA가 전반기를 1위로 마치고도 리그 4위로 시즌을 마감한 데는 최희섭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서 최희섭을 비롯 김상현, 이범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타선의 힘이 크게 떨어져 포스트시즌에 힘없이 탈락했습니다.
부상이 연속으로 지속되고 결장하는 날이 많아 팀의 주포로서 몫을 해내지 못한 것입니다.
새해 첫 출발부터 최희섭이 팀 훈련에 빠진데 대해 상당수 팬들은 “프로선수로서 말이 안된다” “정신 상태가 맘에 안 든다” “꾀병이나 엄살 아냐? 꼭 어리광부리는 것 같다” “트레이드해야 하는 것 아냐?”등 비판과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반면에 “심한 감기로 인한 입원이고 선 감독이 허락한 부분이기에 더 이상 확대해석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최희섭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데 누구하나 따뜻한 말보다는 비난이 대부분이다. 마치 대역죄인처럼 모는 것은 지나치다” “작년 시즌 4번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에 비난받아 당연하지만 본인도 얼마나 고민이 많고 어려움이 많겠는가?”라며 지켜보자는 견해도 있습니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대부분 잦은 부상을 안고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쉬지만 선수들은 어떻게든지 이겨낼려고 노력하고 출장 기회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최희섭은 확실히 부상으로 경기나 훈련에 빠지는 횟수가 다른 선수들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경기와 훈련에 불참하면 그만큼 프로로서 손해를 본다는 사실은 최희섭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선동렬 감독이 ‘팀을 위한 희생!’과 강한 훈련을 앞세우는 엄한 지도자임을 그도 알면서 계속 훈련에 빠질 정도면 본인으로서는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체질적으로 최희섭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몸을 가지고 있는 듯 한데 근본적으로 부상을 줄이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심리적인 치료도 충분하게 병행해야 합니다.
최희섭은 만 33살의 고참입니다. 나이도 들었습니다. 올해 제대로 경기에 뛰지 못한다면 선수 유니폼을 벗을 나이가 훨씬 가까워집니다.
무엇보다 프로는 경기에 나와야 합니다. 최희섭 본인이 스스로 부상의 악령에서 벗어나 훈련과 경기에 참여할 방도를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분명히 최희섭은 보통 선수들보다 뛰어난 재능과 몸매를 보유하고 있는 인재입니다.
/OSEN 편집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