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그만두라 했으면 옷 벗었을 것"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1.10 11: 28

"그만두라고 했으면 은퇴했을 것이다".
데뷔 20년째를 맞이하는 KIA 외야수 이종범(42)이 새해의 소망을 밝혔다. 전경기는 아니지만 80경기에서 250타석 정도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년 선동렬 감독의 부임 당시 은퇴를 권유받았으면 그대로 그만두려고도 생각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9일 무등야구장에서 만난 이종범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선동렬 감독님이 부임했을때 그만두라고 하셨으면 그대로 은퇴하려고 마음 먹었다. 괜히 감독님과 갈등 양상으로 비쳐질까 두려웠다. 그러나 감독님이 부르셔서 '어떻게할래? 내년에도 함께하자'면서 격려해줘서 계속 하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종범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선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선호하는데다 19번째 시즌을 소화한 이종범이 유니폼을 벗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이종범과 면담을 갖고 계속 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해태와 주니치에서는 동료선수로 우승을 합작했으나 이제는 감독과 선수로 우승을 노리는 관계가 됐다.
이종범은 올해 우리나이로 43살이다. 데뷔 후 20년째를 맞는다. 뭔가를 이루기보다는 서서히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해이다. 이종범은 "그래서인지 큰 목표는 없다. 어떤 형태의 기용이든 군말없이 하겠다. 다만, 올해는 80경기 이상, 250타석 정도 뛰면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는 여전히 쓸모가 있다. 이용규 신종길 김원섭 등 좌타자 일색인 외야라인에 우타자의 존재감도 갖고 있다. 나이와 체력 때문에 전경기는 어렵지만 80경기 정도는 충분히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지난 8일 훈련 첫 날 체지방 측정도 가볍게 통과했을 정도로 몸도 단련해놓았다.
이종범은 아울러 "감독님이 오셨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코치분들도 많이 바뀌었는데 예전에 함께 뛰었던 선배들도 많이 있다. 서로 잘 알아서인지 팀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나도 선수들이 뭉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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