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1,2군 수비, 주루 등 매뉴얼 '하나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1.10 10: 49

몇 년 전 일이다. 모 구단 신인 타자 A 선수는 "어느 박자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입단 당시 '될성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모았던 A 선수는 1,2군 합동 훈련에서 4~5명의 타격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그는 "코치님마다 지도 방법이 달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또한 B 선수는 2군으로 강등된 뒤 1,2군 코치의 견해차로 어려움을 겪었다. 코치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선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이기 십상이다. 1,2군 코치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저연차 선수일수록 이러한 일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미운 털을 박힐 수 있으니까.
'야통'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자신의 전공 분야인 수비, 주루 뿐만 아니라 트레이닝 파트의 매뉴얼을 일원화했다. 류 감독은 "예를 들어 한 선수가 2군에 내려갔다고 치자. 1,2군의 코치 의견이 달라도 선수 입장에서는 코치에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울 수 없다. (지도방법이) 다르면 선수들의 실력이 늘 수 없다. 그래서 1,2,3군의 지도 방법을 일원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0년간 수비 및 주루 코치로 활동했던 류 감독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그대로 담은 야구 교재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말로 하는 것보다 메뉴얼을 구축하는게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류 감독은 "한국 야구도 30년이 넘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른 수비 방식이 담긴 책이 나와 있다. 우리도 이제 수비 및 주루 매뉴얼을 정립할 시점이 됐다"며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큰 틀이 바뀌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감독은 "수비 및 주루는 일본보다 미국이 더욱 합리적이다. 강팀이 되기 위해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수비가 약하면 한 순간에 무너진다"며 "한 박자 빠른 야구는 주루보다 수비의 비중이 높다. 내가 수비 코치할때보다 지금이 더욱 탄탄해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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