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33, LG 트윈스)이 체력 테스트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신인급 선수들과 맞먹는 체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주전급 선수단에서는 사실상 1위에 올라 체력짱에 올랐다.
LG는 10일 오전 잠실 야구장 내 실내 연습장과 보조경기장에서 선수단 73명 가운데 재활조와 외국인 선수가를 제외한 66명이 참가한 체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항목은 50m 단거리 달리기, 4km 장거리 달리기, 그리고 윗몸 일으키기, 이렇게 3가지였다.
나이 때문에 'C그룹'에 편성된 박용택은 윗몸 일으키기 80개(1분 30초), 50m 달리기 6.3초를 기록했다. 4km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18분 05초를 마크했으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질주였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뒤 쓰러져 구토 증세를 보인 박용택은 한참을 제 자리에 누워 호흡한 뒤 물을 마시고 나서야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박용택은 300점 만점에서 270점을 획득하며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서 1위를 차지했다.
테스트를 마친 뒤 "힘들다. 말을 못 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한 박용택은 "단거리는 상관없는데 장거리는 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현장에는 김기태 감독도 나와 테스트에 임한 선수들의 진지한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첫 훈련 테스트였는데 선수들이 대견하다. 뛰는 모습을 보니 겨울 동안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라며 "시즌 때에도 잘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기태 감독에게 이번 체력 테스트는 의미가 컸다. 비시즌 동안 선수단에게 자유를 줬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었다. 선수들과 첫 번째 소통의 시험장에서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해서 그런지 김 감독은 테스트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임찬규는 윗몸 일으키기 70개, 50m 달리기 6.5초, 4km 장거리 달리기에서도 16분 41초를 기록하며 겨우내 몸을 잘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4km 달리기 전체 1위는 군에서 제대한 김용의가 15분 49초를 기록했고, 50m 단거리 달리기에서는 윤정우가 6.1초를 마크했다. 윗몸 일으키기는 나이대 별로 기준 수치가 달랐지만 100점 만점을 10여명 정도가 받았다.
자율 속에서 비시즌을 보낸 LG. 선수들 모두가 꾸준히 운동을 하며 몸을 잘 만든 만큼 당장 15일부터 시작되는 사이판(투수 포수조)과 일본 오키나와(야수조) 스프링캠프를 무리없이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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