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가 영화계 맏형으로서 연기를 하는 아쉬움을 털어놨다.
안성기는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부러진 화살’ 인터뷰에서 “아쉬운 정도가 아니다. 막 외로울 정도다”고 밝혔다.
많은 감독과 배우들이 젊은 시절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에 요즘 안성기 나이대의 배우들을 영화에서 보기 어려울 뿐더러 정지영 감독과 같이 오랜 기간 활동을 하는 감독을 찾기 힘들다.

안성기는 “동료도 다 지금 없는 편이고 선배님들은 실제로 활동을 하는 게 없다시피 하니까 거의 후배들하고 일을 많이 한다”라며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버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후배들이 줄줄 따라오지 않을까. 전체 배우들이 같이 움직여 나가면 공백기 없이 세대별로 꽉 차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이 서로 연기가 탄탄해지고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나이가 들어서까지 있다면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고 정년이 연장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데뷔 55년이 된 안성기는 꽤 오랫동안 배우와 감독을 통틀어 영화계 맏형으로서 연기해왔지만 1992년 영화 ‘하얀전쟁’ 이후 20년 만에 ‘부러진 화살’을 통해 정지영 감독을 만나 꽤 기분 좋은 작업을 했다.
안성기는 “젊은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동시대 이야기를 비슷한 나이대가 함께 바라보면서 같이 작품을 만드는 게 정말 좋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며 “현장에서 후배인 경우는 ‘김감독, 박감독’ 이렇게 부르는데 ‘정감독님’이라고 부르니까 기대는 것 같고 기분이 좋더라”며 웃었다.
한편 ‘부러진 화살’은 자신에게 패소 판결한 담당 재판장에게 석궁을 쐈던 김명호 교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 재임용에서 탈락해 수년간 법정싸움을 벌이던 김명호 교수가 소송에서 지자 담당 판사에게 석궁을 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석궁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한 법정 드라마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김지호, 박원상이 출연하는 ‘부러진 화살’은 오는 19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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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