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고사' KBO, "재발 방지책 마련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11 09: 12

"일단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당혹스럽다. 지난 9~10일 충남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2012년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 때문이다. 두산 신인 외야수 이규환은 10일 오전 콘도 건물 지하 1층 계단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음주 후 실족한 것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안을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같은 상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9시30분 시작되는 2일차 교육을 위해 선수들은 삼삼오오 짐을 챙겨 교육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쯤 경찰이 나타나 계단 쪽 통행을 제한하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교육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 1993년 시작된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은 프로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 자세와 소양에 대한 교육이 주를 이룬다. 올해도 김인식 규칙위원장과 양상문 해설위원이 교육장을 찾아 인사말과 강연을 통해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현직 검사도 초청돼 선수들에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직접 당부했다.
갑작스런 사고사에 교육을 주관한 KBO도 매우 조심스런 모습이다. KBO 관계자는 "사고 수습 처리가 우선이다. 경찰의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며 "수사가 마무리되면 각 구단들과 이 같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져야 그에 따른 재발 방지책을 논할 수 있다.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은 다양한 인사들을 초청해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문제는 오후 9시 이후 자유 시간으로 이때 선수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KBO는 "과거 신인선수 교육을 서울과 대전에서 하다 지난해부터 예산으로 옮겼다. 일부러 유흥가가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았는데 이렇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에도 일부 선수들이 음주로 추태를 부리며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신인 선수들은 '프로'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제 막 고교와 대학을 나온 치기 어릴 때다. 게다가 프로팀의 막내로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어떤 일탈로 표출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사건사고 발생 여지가 다분하다.
이날도 사회자 및 초청자들이 기회가 될 때마다 "술 마시지 말라"며 누누이 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했지만 강력한 통제없이는 지켜질리 만무했다. 선수들을 통제할 수 없다면 교육일정을 1박2일이 아닌 당일치기로 줄이거나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두 번 다시 '피지도 못하고 지는 꽃'은 나오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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