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은 지금 말할 수 없다".
한화 하주석(18)은 올해 가장 각광받는 신인 선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받아 계약금 3억원을 받았다. 주위의 기대치가 높다. 어린 선수들 칭찬에 인색한 한대화 감독조차 "싹수가 보인다"는 칭찬을 할 정도이니 분명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정작 하주석 본인은 조심스럽다. 너나 할것 없이 신인들은 시즌 전 패기만만한 도전장을 던진다. 1순위 선수들에게 신인왕 도전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하주석은 한 번도 "신인왕이 되겠다"는 물론이고 "신인왕이 되고 싶다"는 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기껏해야 "열심히 하면 따라줄 것" 정도가 고작이다.

하주석은 "주위의 기대치가 높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먼저 신인왕을 하겠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아직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신인왕은 둘째 문제"라며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하주석이 신중하기만 한 신인은 아니다. 오히려 톡톡 튀는 스타일이다. 그는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다. 고교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프로에 온 뒤 심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굳이 숨기려고만 않는다. 오히려 "안타 하나당 여드름이 없어지고, 실책 하나당 여드름 5개가 생기는 걸로 하겠다"며 여드름마저 야구와 연관지었다.
등번호 '0'번도 그렇다. 하주석은 "고교 시절부터 한 자릿수 번호를 썼다. 한화에 와 보니 남는 번호가 50번대였다. 그냥 0번으로 하는게 더 튀고 재미있을 것 같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범한 걸 좋아하지 않는다. 튀는 걸 좋아한다. 여드름 이야기도 반응이 좋아 기분이 좋다. 잘 말한 것 같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하지만 야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진중하다.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한다. 한화에 새로 오게 된 일본인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에 대해서도 "SK에서 최정·정근우 선배님을 키우셨다고 들었다. 훈련 강도가 아주 높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는 충분히 각오가 되어있다. 힘들고 고생한 만큼 좋아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일고 1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목을 끈 하주석이지만 오히려 수비에 대한 기대가 더 높다. "타격은 아직 보완이 필요하지만 어깨가 강하고 송구가 정확해 수비 하나 만큼은 확실하다"는 게 내부 평가. 하주석도 "수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심 자신감을 드러냈다.
발이 빠르고 수비가 되는 선수라면 주전은 몰라도 1군 한 자리는 보장받을 수 있다. 하주석은 "감독님께서 이름을 거론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도 하주석에게 "못해도 되니까 너무 부담갖지 말고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신인다운 패기에도 진중함을 잃지 않는 1순위 루키 하주석. 확실히 뭔가 남다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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