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닥터K'라고 소개했다. 이어 "신인왕은 무조건 내가 탈 것"이라며 미리 찜해 놓았다. 넥센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19)가 그 주인공이다.
경남고 출신으로 지난해 4월9일 개성고전에서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현희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주석(한화)에 이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넥센의 부름을 받았다. 현대 시절부터 수준급 신인 투수 배출에 일가견 있는 넥센의 신인 투수이기에 한현희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한현희는 "김시진 감독님과 정민태 투수코치님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 김시진 감독님은 부드러운 팔스윙을 강조하신다. 최대한 볼을 앞에 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팔스윙이 부드러우면 부상의 위험이 덜하며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오면 볼끝에 힘이 실린다.

한현희는 스스로를 '닥터 K'라고 소개할 정도로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실제로 고교 3년간 160⅓이닝·탈삼진 207개를 기록했다. 그는 "와일드하게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투구할 때는 상대 타자의 무릎만 보고 던진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종종 몸에 맞는 볼도 나오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과감한 몸쪽 승부만이 살 길이라고 여긴다.
또 다른 무기는 커브다. 한현희가 "남들은 슬라이더라고 하는데 사실 커브"라는 말하는 바로 그 공이다. 힘있고 각도가 크다. 한현희의 커브에 고교 타자들은 헛스윙하기에 바빴다.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는 비결에는 커브라는 확실한 결정구도 있었다.
사이드암 투수치고는 빠른 14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한현희는 와일드한 투구폼과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로 뱀직구 임창용(야쿠르트)을 연상시킨다. 그는 "투구폼 때문에 임창용 선배를 좋아했다"고 인정했다.
목표도 크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조건 신인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도 모든 신인 선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다른 선수들은 못 탄다"고 선언하듯 했다. 그는 "몇 승 한다는 것보다 신인왕을 하겠다는 목표가 더 좋다. 무조건 신인왕"이라며 패기를 드러냈다. 신인왕을 하면 성적은 알아서 따라준다는 생각이다.
물론 팀 목표도 빼놓지 않았다. 한현희는 "우리팀이 작년에 꼴찌를 했다. 올해는 꼴찌들의 반란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최하위' 넥센의 대반란을 예고했다. 타자 무릎만 보고 던지는 한현희의 거침없는 피칭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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