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마틴 오닐 감독은 뭔가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다.”
지동원(21)이 속해 있는 선덜랜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사령탑 교체라는 극약 처방의 효과라고 한정짓기엔 약효가 길고 강력하다. 지동원의 극적인 골도 대단했지만 90분간 맨체스터 시티의 파상공세를 막아낼 만큼 어린 선수들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어진 위건전 4-1 대승과 FA컵 3라운드 2-0 승리까지 스티브 브루스 감독 시절의 힘없는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 모두가 오직 승리를 갈망하는 전사로 변한 느낌이다.

이렇게 승승장구 하다 보니 마틴 오닐 감독에게는 ‘Mr. 모티베이터(동기유발자)’나 ‘선덜랜드를 원덜랜드로 바꾼 감독’이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마틴 오닐의 무엇이 이런 매직을 만들었을까. 영국 언론이 첫째로 꼽는 것은 바로 어린 선수들에 대한 동기부여다. 오닐 감독은 지난 위건전이 끝난 뒤 23살의 미드필더 잭 콜백에게 다가가 기쁨을 함께 하며 직접 2년 연장 계약을 제안했다고 한다. 팀 유스 출신으로 1년6개월 넘게 2부리그에 임대됐다 올 시즌부터 막 기회를 잡기 시작한 콜백에게 계약 연장 소식은 그 어떤 것보다 기쁜 소식이었을 것이다.
어느 새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은 리 캐터몰(24)이나 제임스 매클린(23)의 활약 역시 사실상 마틴 오닐의 작품이다.
칭찬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선덜랜드의 현재 스쿼드는 20대 초중반의 어리고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오닐 감독은 부정적이고 나쁜 점을 지적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는 훈련장에서 “너희들은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계속 살려나가라”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또한 현재 남아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스티브 브루스의 아이들이지만 마틴 오닐은 단 한 명의 낙오도 없이 그들을 모두 끌어안으며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준 것도 신뢰감을 높인 대목이다.
영국 언론은 셀틱이나 아스톤 빌라에서처럼 매일 훈련장을 지키는 것은 똑같지만 혼자서 모든 걸 하려 하기보다는 각 부문의 코치들에게 믿고 맡기는 것 역시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마틴 오닐은 아스톤 빌라에서 경질된 이후 18개월 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셀틱에서 UEFA컵 준우승을 이루고 아스톤 빌라를 한때 빅4의 대항마로 키웠던 잘 나가던 감독이 1년 반을 쉰다는 게 적잖이 고통스러웠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닐 감독 스스로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을 뿐더러 현재 이어지고 있는 '선덜랜드발 돌풍'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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