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외야수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신동주(40) 씨가 구단 직원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신 씨는 올 시즌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원정 기록원으로 활동할 예정. 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1991년 삼성에 입단한 신 씨는 1997년 삼성 외야진의 한 축을 맡으며 타율 3할2푼6리(399타수 130안타) 21홈런 66타점 79득점 18도루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삼성은 신동주를 비롯해 김한수, 최익성, 정경배, 이승엽 등 타선의 세대 교체에 성공하며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2할7푼2리(2904타수 791안타) 110홈런 415타점 447득점 122도루.
11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신동주는 "조금은 생소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돼 색다르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6년 현역 은퇴 후 실내 골프연습장과 야구 동호회원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개설하기도 했던 신 씨는 "그래도 야구 만큼 좋은게 없다. 전력 분석이 아주 중요한 위치인 만큼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내가 선수로 뛸땐 (전력 분석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아주 중요한 파트"라며 "상대를 알아야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상대 투수와 타자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해 전달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야구 밖에 모르는 그이지만 전력 분석 업무는 낯설다. 구단 전산망을 활용하는 것부터 기록지 작성까지 모든게 생소하다. 신 씨는 "운동할때 기록지 작성하는 요령을 배웠으면 편했을 것"이라고 허허 웃었다. '국민타자' 이승엽과 함께 사자 군단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그는 "승엽이와 오랜만에 만나게 정말 좋았다. 당시 승엽이는 신인이었고 나는 2군에서 갓 올라 왔었다"며 "승엽이가 국내 무대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가슴 한 켠에는 우승의 한이 맺혀 있다. 신 씨는 2001년 KIA로 이적한 뒤 2003년 삼성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2005년 KIA 투수 최용호와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그러다 보니 삼성의 세 차례 정상 등극(2002, 2005, 2006년)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우승을 피해 다녔다"는 그의 표현이 딱이다. 원정 기록원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신동주는 "올 시즌 반드시 우승의 한을 풀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역 시절 호타준족의 외야수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가 제2의 야구 인생에서도 시원한 한 방을 터트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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