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43) 감독이 LG 트윈스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자신의 색깔을 냈다. 자율과 책임, 그리고 원칙과 실천이었다. 예외라는 것은 없었다.
LG는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사이판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 39명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 13승을 올리며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현준이 해외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김기태 감독의 첫 번째 색깔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서 김기태 감독은 11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박현준은 어제(10일)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10일 체력테스트에서 박현준, 유원상, 우규민, 김태군이 통과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후 선수단에게 자율과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11월 마무리훈련과 12월과 1월 비활동 기간에도 선수들에게 자율을 부여했다. 대신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라는 메시지만 전달했다.
김기태 감독은 10일 체력테스트가 끝난 직후 코칭 스태프 회의를 통해 한 시간이 넘도록 의견을 주고 받으며 스프링캠프 명단을 확정했다.
김 감독의 머릿속에는 어느 누구도 예외라는 것이 없었다. 13승을 올린 '에이스' 박현준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현준은 10일 열린 체력테스트에서 윗몸 일으키기에서는 73개를 성공했다. 50m 단거리 달리기에서도 6.7초를 기록했다. 이 두 가지 항목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박현준은 4km 장거리 달리기에서 20분 09초를 기록했다. 26세인 만큼 'B'그룹'에 속한 박현준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30점을 얻는데 그쳤다.
김기태 감독도 "4km에서 30점 밖에 받지 못했다.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뜻"아니냐며 캠프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 선수를 위한 캠프 프로그램은 없다. 이병규와 최동수에게도 예외 없이 체력 테스트를 실시했고, 이들은 통과를 했다"라며 원칙을 강조했다.
박현준 뿐만이 아니라 마무리와 선발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우규민(27)도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하면서 구리에서 훈련을 하게 됐다. 유원상도 마찬가지다.
반면 김선규와 김성현은 각각 어깨와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구리 재활조에 합류해 몸을 만들 예정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서동욱과 정의윤도 재활군에서 몸부터 만든다. 이들은 진주 캠프에서 컨디션이 많이 올라올 경우 일본 오키나와로 합류할 기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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