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돋보인 신데렐라 중 한 명은 좌완 박희수(29,SK 와이번스)입니다.
박희수는 지난해 39경기에 출전, 67이닝 4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8를 기록하며, 우여곡절이 많았던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PO 3차전에서 이대호를 상대로 잡은 루킹 삼진이 압권이었죠.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박희수는 원래 오른손잡이라는 겁니다. 박희수에 따르면 탁구도 왼손으로는 치지 못하고 밥도 오른손으로만 먹는다고 하네요. 단지 야구를 하거나 농구를 할 때만 왼손으로 할 정도로 왼손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박희수가 그럼에도 왼손 투수가 된 이유는 생각보다 허무합니다. 그는 "아버지께서 야구를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형과 같이 야구를 하면서 놀곤 했다. 그런데 다 오른손잡이시다보니 집에 오른손 글러브가 많았다. 아버지와 형이 오른손 글러브를 먼저 집고 나면 남는 게 왼손 글러브 하나뿐이라 나는 자연스럽게 왼손으로 공을 잡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희수는 그렇게 쥔 왼손 글러브로 야구를 시작했고, 몇년의 시간을 거쳐 지난해 SK를 준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연말 연봉 2700만원에서 159%가 인상된 7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으며 따뜻한 겨울을 맞았습니다. 박희수는 "왼손으로 야구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며 웃더군요.
"뜰 때보다 뜨고 난 후가 더 중요하다"는 박희수. 그가내년에도 그 왼손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 가을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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