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야. 요즘 최신곡으로 알지?".
'당돌한 신인' 임찬규(20, LG 트윈스)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사이판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특별 임무를 지시 받았다. 그의 역할은 웨이트 트레이닝장 DJ다.
LG는 11일 스프링캠프 명단을 발표했다. 투수조 조장인 김광삼을 비롯해 임찬규, 봉중근, 이대진, 이상열, 김기표, 이대환, 신재웅, 정재복, 한희, 최성훈, 임정우, 이성진, 송윤준,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가 참가한다.

명단 발표 후 김광삼을 비롯한 투수조는 잠실야구장 내 LG 웨이트장에서 몸만들기에 집중했다.
투수조 조장인 김광삼은 "(임)찬규야. 요즘 어떤 노래가 잘 나가지? 티아라? 아이유?"라고 물은 뒤 "형은 잘 모르니까 네가 잘 선택해서 이번 스프링캠프 때 웨이트장 음악 책임져라"고 주문했다.
김광삼이 임찬규에게 DJ를 맡긴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먼저 선수들에게 웨이트는 매우 중요한 숙제다. 기본 체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근육 보강을 해야만이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웨이트는 매우 지루한 시간이다. 선수들은 무거운 역기와 러닝 벨트와 싸움을 이겨야 하는데, 흥겨운 댄스 음악은 지루함을 잊게 한다. 가끔은 지쳐 있던 몸에서 추가적인 힘을 내게 한다.
김광삼도 "웨이트장에서 음악은 매우 중요하다. 흥이 나지 않으면 이상하게 더 힘이 든다. 그러나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함이 나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이 요즘 음악도 많이 알고 그래서 찬규를 비롯한 임정우, 송윤준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서른을 넘긴 김광삼이 최신 노래를 잘 모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김광삼이 임찬규에게 DJ를 시킨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소통이다.
80년생 김광삼과 92년생 임찬규는 띠동갑이다. 특히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선수단 내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 차이다. 김광삼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나마 어린 후배들의 마음도 알고 서로 교감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김광삼은 "후배들이 나를 무거운 선배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이렇게나마 후배들과 공감대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어떻게 보면 작고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작은 것부터 선후배 사이를 단단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대답했다.
임찬규 역시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당장 어떤 노래를 다운 받을지를 깊이 고민하는 듯 했다.
과연 임찬규는 사이판과 오키나와 캠프 때 어떤 음악을 선곡해 힘들고 땀냄새 가득한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밝게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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