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월등한 1위가 아니다".
17승2패 승점 48점. 압도적인 성적이다. 과연 '무적함대' 삼성화재답다. 그러나 정작 삼성화재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여전히 뒤쫓아 오는 2위 대한항공(12승6패·승점36), 3위 현대캐피탈(11승8패·승점36)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신치용 감독은 지난 11일 드림식스와 대전 홈 경기에 앞서 "대한항공·현대캐피탈 모두 절대 간단한 팀들이 아니다. 우리와 막상막하의 전력을 갖춘 강팀들이다"며 "우리가 이 정도 승률을 거둔 건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압도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지만 대한항공이나 현대캐피탈에 비해 전력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갖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올해 당한 2패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에 당했다. 1~3라운드 대결에서 삼성화재가 2승1패로 고작 1승씩 더 올렸을 뿐이다.
신치용 감독은 "대한항공은 마틴이라는 외국인선수가 참 걸출하다. 공격 하나만 놓고 보면 가빈이 낫겠지만 서브와 블로킹을 종합하면 마틴이 밀릴 게 없다"고 인정했다. 이어 "현대캐피탈도 센터와 세터가 워낙 두텁다. 수니아스가 결정적일 때 범실만 줄인다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주포 박철우도 동감한다. 박철우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모두 강팀이다. 대한항공은 서브가 세고, 서브에 이은 수비가 좋다.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이 워낙 좋아 공격할 때 까다롭게 느껴지는 팀"이라고 인정했다. 때문에 17승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신치용 감독은 "팀이 잘 될 때에는 감독이 할 게 없다. 감독은 언제나 좋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쁜 상황이 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팀을 이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작년에는 꼴찌로 시작해서 우승했다. 선수들에게 작년의 그 기억을 잊지 말라고 한다. 언제 위기가 올지 모른다. 조금만 교만해지면 확 주저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밑바닥에서 헤맬 때나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이나 삼성화재의 훈련량은 변함없다. 박철우는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항상 훈련량이 많은 팀"이라고 했다. 유비무환. 준비가 철저한 팀 삼성화재에게는 언제 어떤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을 저력이 있다.
waw@osen.co.kr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