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 감독, 한국시리즈 준우승 2회…' 김경문 감독은 항상 치열한 경쟁의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6월 갑작스레 중도 퇴진을 발표했고, 그로부터 2개월 뒤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 현장에 전격 복귀했습니다.
다시 5개월이 지나 NC는 11일 창원 3.15 아트센터에서 창단 첫 시무식을 열고 2012년 공룡의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오전에 시무식을 마친 NC 선수단은 오후엔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훈련을 실시했는데요. 마산구장이 현재 개보수중이라 NC 선수단은 종합운동장에서 간단한 캐치볼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 감독의 눈빛은 치열한 승부사라기 보다 이제는 자애로운 아버지와 같았습니다.
취재진과 환담을 나누던 김 감독은 스스로 'NC 홍보대사'라는 사실을 줄곧 강조했습니다.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신생구단 NC의 수장으로서 더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때문인지 이날 오전에 있었던 시무식에서 선수단에게 "무조건 팬들에게 사인을 잘 해줘라. 필요하다면 멋진 사인도 하나씩 새로 만들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그러던 김 감독은 얼마 전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습니다. 최근 김 감독은 마산구장에서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요. 이사를 하던 도중 옆집 주민이 갑자기 집으로 들어와 김 감독 옆에 서더랍니다. 그러더니 넉살좋게 "혹시 김경문 감독님 아니신가요? 그냥 경치나 보러 왔습니다"라고 말하기에 김 감독도 "네 그러세요"라며 얼떨결에 경치 구경을 했다고 합니다.
김 감독이 창원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많은 팬들이 알아본다고 하는데요. 특히 중년 여성들이 김 감독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고 합니다. 창원 주민들이 야구에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텐데요.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운동장을 걷던 창원 시민 한 사람이 와서 김 감독에게 대뜸 악수를 청하고 지나갔습니다. 김 감독은 "요즘 하도 많은 사람들이 먼저 악수를 청해 와 '혹시 내가 못 알아보는 동창인가'라는 생각에 고민 많이 한다"며 껄껄 웃었습니다.
이번에는 젊은 여성 팬 세 명이 김 감독을 알아보고 멀리서 쫓아와 사인을 요청했습니다. 선수들이 사인을 잘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말을 한지 얼마 안 있어서인데요. 김 감독은 "당연히 해 드려야죠"라며 흔쾌히 정성껏 사인을 하고 이름까지 적어 줬습니다. "저런 것 하나하나가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며
"우리가 야구를 하는 이유는 팬들을 위해서다. 팬이 즐거운 야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 김 감독이 과연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어떤 야구를 보여줄 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NC 다이노스의 첫 공식경기가 있는 4월 10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신천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