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53) 국가대표 축구팀 신임 감독이 생각하는 이동국(33, 전북)과 박주영(27, 박주영)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서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은 아직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도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오는 2월 29일 쿠웨이트와 3차 예선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예선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의 사퇴 이후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새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OSEN과 가진 인터뷰서 최전방 공격수로 사실상 낙점된 이동국과 박주영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내놓았다.

이동국과 박주영에 대한 칭찬과 불만 그리고 앞으로 그들이 어떻게 선수 생활을 해야 할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OSEN은 최 감독이 이동국과 박주영에 대해 한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 '아저씨' 이동국에게
아저씨(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에 대해 아저씨라는 대명사를 자주 사용한다). 우리가 만난 지 어언 3년이 되고 있다. 그동안 잔소리 많은 감독과 함께 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티면서 함께 했기 때문에 정말로 고맙다.
팬들은 아저씨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을 일으킨다. 제대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을 시작으로 좋은 활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믿음을 버릴 수 없다. 팬들이 제기하는 차출 논란에 대해 답답함이 따른다. 소속팀인 전북에서 잘하다가 국가대표로 나가면 버벅대는 문제는 두 번째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아저씨가 K리그서 보여준 모습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싶다. 2009년 우승할 때보다 지난해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ACL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최고의 자리에 분명히 올랐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저씨가 최전방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인다면 나와 우리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차치하고 현재 K리그서 아저씨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다. 모든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더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K리그 가이드북에서 아저씨보다 뛰어난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이번 쿠웨이트와 경기서 여러 가지 옵션을 생각하겠지만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도 잘 유지한다면 분명 투톱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저씨에 대한 믿음을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다. 아저씨가 미들스브러에서 겪었던 것들을 후배들에게 전달한 시간이 왔다. 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부진함만 이어졌지만 분명히 보고 배운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후배들에게 아저씨가 가진 자산들을 나눠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아저씨가 가진 것 이상으로 대표팀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 그 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면 정말 즐거울 것 같다.
▲ 고독한 주영에게
그동안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펼친 주영아. 요즘 많이 힘든 것 같다. 중요한 선택을 통해 아스날로 진출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너의 경기력에 대한 불안감은 크게 없다.
비록 네가 경기에서 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대표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어떤 감독이든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 그리고 제공권까지 갖춘 너의 능력은 대표팀에서 즉시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해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너의 선배인 이동국 아저씨도 1년 반 동안의 영국 생활을 통해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비록 경기에 별로 나서지 못했지만 나는 이동국 아저씨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해서 준비를 잘 하기를 바란다. 소속팀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제 역할을 보여준다면 분명 기회는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불리우는 EPL에서 선수들과 훈련을 치르고 경기를 지켜보는 것 자체로 분명히 너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너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정답은 없다. 분명 너도 네가 가야 할 길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저 나는 너와 내가 만났을 때 행복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몸상태만 완벽하게 만든다면 우리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서로의 좋은 마무리를 위해서 분명 노력해야 한다.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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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