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돗토리현의 월드윙 트레이닝센터에서 담금질에 나섰던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1, 삼성)가 깨달음을 얻었다. 유연성 강화를 위해 자비를 들여 3일부터 1주일간 개인 훈련을 소화한 배영수는 어깨 및 고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하는 효과를 얻었다.
배영수는 11일 "그동안 어깨와 고관절 부위가 많이 굳어 있었다. 수치상도 그렇지만 이번에 많이 느꼈다"며 "그동안 공던지는 각도가 작아졌는데 이번에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배영수는 힘만 앞세우는 것보다 유연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꼈다.
주니치 드래건스 좌완 야마모토 마사의 조언 역시 큰 힘이 됐다. 배영수는 "야마모토 상은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어깨 또는 팔꿈치 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야마모토 상이 '투구할때 자신이 가진 힘을 외부로 표출한다는 기분으로 던져야 하는데 내 몸 안으로 당긴다'고 했다. (2007년) 팔꿈치 수술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배영수는 돗토리 훈련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영업 비밀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은 투구시 작은 변화를 통해 뭔가 얻었다. 예전보다 공회전수가 늘어났고 스피드 및 파워까지 좋아졌다"며 "사람마다 선호도는 다르겠지만 내겐 (돗토리 훈련이) 딱이다. 진작에 올 걸 하는 후회도 든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소극적인 마음가짐에서 벗어난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배영수는 "혼자 있으면서 '그동안 왜 될듯 말듯 안 됐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 아무래도 많이 망설였던 것 같다. 뭐랄까 깡이 부족했다.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스스로 위축됐다. 예전에 선동렬 감독님께서 '마운드 위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던져야 한다'고 하셨는데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모든게 마음의 문제"라고 각오를 다잡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우완 투수로 군림했던 배영수는 2007년 팔꿈치 수술 후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배영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반신반의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배영수 역시 "주변에서 나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경쟁이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동료 투수들과 선발 경쟁을 벌이는게 아니라 나 자신과 싸워야 한다. 나만 잘 하면 된다. 나와의 약속을 지킨다면 내가 원하는 부분을 이룰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배영수의 마지막 한 마디는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야구가 재미있을 것 같다. 나 스스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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