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화 "내 주무기는 굳건한 마인드, 선발 노린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12 12: 55

"공을 놓은 지 너무 오래됐어요. 빨리 공 던지는 감각을 깨우는 게 우선이죠".
롯데 자이언츠의 이번 스프링캠프 목적 가운데 하나는 선발 보강이다. 좌완 장원준의 군입대로 생긴 빈 자리를 채울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이미 양승호(52) 감독은 "송승준-사도스키 선발 2명, 정대현-김사율-강영식-이명우 불펜 4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선발 후보군"이라고 공언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선발로 등판하며 자리를 굳혀가던 고원준을 비롯해 이재곤, 진명호 등이 선발 자리를 노리는 가운데 롯데 팬들의 또 다른 희망, 이상화(24)가 선발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상화는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7년 계약금 2억원을 받고 롯데에 입단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2009년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에 올라 3경기에 선발 등판, 16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갑자기 찾아온 팔꿈치 통증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수술을 마친 뒤 그는 곧바로 군입대를 선택했고, 지난해 11월 군복무를 마쳤다.
유력한 선발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2012년을 기다렸던 이상화지만 지난해 훈련을 하던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며 잠시 주춤했다. 당시에는 달리기도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이상화는 "당시 의사 선생님 말이 햄스트링이 올라온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근육이 끊어졌다고 할 정도로 심했다"면서 "다행히 지금은 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따뜻한 사이판으로 간다면 좀 더 빨리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물론 올 시즌 목표는 선발 진입이다. 이미 "장원준 선배의 공백을 채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상황이다. 그렇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상화는 "마지막으로 공을 던진지 벌써 2년 반이 넘었다. 구속을 올리고 구종을 추가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공 자체를 던질 체력을 키우는 것"이라면서 "공 자체를 던질 줄 알아야 다른 것도 가능하다. 워낙 공백이 길었기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주위에서는 '천천히, 느긋하게'를 주문하고 나도 그렇게 마음 먹으려고 하지만 실제 스프링캠프에 가서는 경쟁이 시작되기에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결코 조급하지 않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선발 투수로서 자신있는 건 굳건한 마인드다. 군입대 전 이상화는 최고구속이 140km대 초반이었지만 좋은 볼끝과 두툼한 배짱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덕분에 2년이 지난 지금까지 5선발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상화는 자신의 장점으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를 꼽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마운드 위에서 떨리는건 별로 없었다"면서 "사실 내가 삼진을 많이 빼앗는 투수도 아니고 안타도 많이 맞는다. 그렇지만 떨지 않고 던지는 것 하나는 정말 자신있다"며 웃었다.
이상화는 절친 손아섭과 함께 뛸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부풀어있다. 양정초등학교에서 손아섭 때문에 야구를 시작했다는 이상화는 "아섭이랑 저랑 다른 친구랑 셋이서 같이 동네야구를 하다 아섭이가 야구부에 들어가며 빠졌다. 그래서 나도 아섭이 따라 야구를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왔다. 지금도 가끔 아섭이가 '나 아니었으면 너가 그렇게 큰 계약금(2억 원)을 받을 수 있었겠냐'고 농담을 던진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이상화에 군 제대 후 처음 맞는 시즌의 소감을 물어봤다. "올해는 용띠 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무조건 잘 될거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프지 말아야겠지만 꼭 선발진에 진입해서 제 공을 던지고 싶어요. 멀어져 있던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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