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의무 다하지 않고 권리 바라지 말라"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2.01.12 16: 25

의무가 먼저일까. 권리가 먼저일까. 닭과 달걀의 우선 순위를 묻는 것과 같은 질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김기태(43) LG 트윈스 감독은 권리보다 의무가 먼저임을 정의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의무를 다하지 않고 권리를 바라지 말라"고 힘줘 말했다.
LG는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사이판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 39명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 13승을 올리며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현준이 해외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선발과 마무리 후보인 우규민을 비롯해 투수 유원상, 포수 김태군도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했다는 이유로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후 선수단에게 자율과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11월 마무리훈련과 12월과 1월 비활동 기간에도 선수들에게 자율을 부여했다. 대신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라는 메시지만 전달했다. 자율적인 의무를 부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10일 열린 체력 테스트 결과를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물었다.
무엇보다 박현준을 비롯한 4명은 당장 올 시즌 LG가 성적을 내는데 큰 힘이 되어줄 친구들이다. 박현준은 지난해 선발로 풀시즌을 소화하며 13승을 거뒀다. 우규민은 비록 퓨처스리그 경찰청 소속이었지만 맹활약했다. 유원상과 김태군은 지난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여 올해 기대감이 크다.
이들에게 가장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이는 김기태 감독이다. 당장 감독으로서 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실력이 뛰어난 이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그렇지만 김기태 감독은 당근보다는 채찍을 빼들었다.
캠프에 데려가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공정하게 줬다. 시간도 충분히 줬다. 누구 한두 명을 위한 특혜를 주어서는 팀이 돌아가지 않는다, 특정 선수를 위한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들에게 추가적인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는 "일단 이들은 구리에서 훈련을 한 뒤 진주로 내려간다. 진주에서 얼마만큼 몸을 만드느냐에 따라 일본 오키나와로 불러들일 수도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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