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프록터, '외국인 마무리' 시대 여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13 10: 39

외국인 마무리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올해 프로야구는 사상 최초로 외국인선수 전원이 투수로 채워진다. 계약이 완료된 12명의 선수와 앞으로 계약할 4명의 선수 모두 투수. 선발 뿐만 아니라 마무리로 중용될 투수들도 많아졌다. 한화 데니 바티스타와 두산 스캇 프록터에 KIA도 외국인 마무리로 찾고 있다.
마무리투수는 팀의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매우 중요한 보직이다. 한 때 한국야구에서 '팀 내 최고 투수는 1선발이 아니라 마무리로 기용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투수 분업화가 정착된 이후에도 마무리에 대한 중요성은 변함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첫 해부터 나타났다.

1998년 당시 외국인선수 16명 중 투수가 4명이었는데 그 중 3명이 마무리로 기용됐다. 조 스트롱(현대) 마이클 앤더슨(LG) 호세 파라(삼성) 모두 구원 5위안에 들었고, 팀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재계약에 실패하며 외국인 마무리 시대도 저물었다. 모두 일정한 성적은 올렸지만 압도적이지 않았다.
2001년 벤 리베라(삼성)와 2002년 다니엘 리오스(KIA)가 전반기에만 마무리로 활약한 뒤 2002~2003년 한화 레닌 피코타와 2004년·2007년 호세 카브레라(SK·롯데) 2008년 데이비드 코르테즈(롯데) 2008~2009년 브래드 토마스(한화) 2009년 존 애킨스(롯데) 2011년 오넬리 페레즈(한화) 등이 마무리로 뛰었다.
그러나 30세이브 투수는 2008년 한화 토마스 뿐이었다. 2009년 애킨스가 26세이브를 거두며 최초로 외국인 투수 구원왕을 차지했지만 상대를 압도할 만한 위력을 보이지 못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외국인 마무리로 3년이상 활약한 투수도 전무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바티스타가 한화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두산이 뉴욕 양키스 특급 셋업맨 출신 프록터를 영입했다. KIA도 불펜 투수감으로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는 중이다. 외국인 마무리 3명이 동시에 뛴 시즌은 1998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가장 먼저 지난해 중반부터 들어온 바티스타가 강력한 구위로 놀라운 위력을 떨친 게 시작이었다.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처럼 확실하게 뒷문을 지키는 강력한 마무리투수의 존재가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외국인 마무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바티스타는 강력한 구위와 낙차 큰 커브로 후반기 한화 뒷문을 완벽히 지켰다. 두산에 영입된 프록터도 150km대의 빠른 직구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불펜 투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각 팀들이 토종 마무리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도 한 이유다.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투수들이 많았다. 여기에 한화와 두산은 젊은 토종 선발투수 육성에 집중하며 외국인 마무리에게 눈길을 돌렸다. KIA는 수년간 마무리 부재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제는 외국인 마무리에게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마무리투수는 오승환의 독주였다. 과연 올해 외국인 마무리들이 오승환의 견제 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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