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만 생각하면 마음이 안타까웠다".
옛 제자에 대한 애정 때문인가. 선동렬 KIA 감독이 가장 안타까운 제자로 삼성 투수 배영수(31)를 꼽았다.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재목감이었고 실제로 대단한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모든 지도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투수들을 키우다보면 내가 가르치고 본인이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를 보면 가장 보람있고 뿌듯하다. 뿐만 아니라 안타까운 경우도 있는데 (삼성)배영수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말 순회코치로 삼성의 전훈지인 하와이를 찾았을 때 이정호와 배영수의 지도를 부탁받았다. 그때 배영수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던지는 폼이 가볍고 밸런스도 좋아 대단히 훌륭한 투수로 성장하겠다고 기대했다. 그래서 폼을 교정해주고 내가 입던 옷과 신발을 그대로 주면서 올해 괜찮을 것이니 잘해보라고 했는데 그 해 13승을 했다"고 기억했다.
선 감독은 2004년 수석코치로 삼성에 입단해 배영수와 재회를 했고 팀의 에이스로 발돋음시킨다. 배영수는 2004년 17승2패, 방어율 2.61를 기록하고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올랐다.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2005년에도 11승(11패) 방어율 2.86의 성적을 거두고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그러나 2005년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진단을 받고 수술이 아닌 재활을 통한 투구를 선택한다. 선감독은 "그때 차라리 수술을 선택했어햐 했다. 2006년에도 던졌고 한국시리즈에서는 통증주사를 맞고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수술을 했는데 조브박사가 자신이 집도한 선수 가운데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수술을 일찍 시켰다면 나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었다.
배영수는 2007년 1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선 감독이 재직했던 2010년까지 부활에 성공하지 못했다. 선발투수로 돌와왔지만 예전의 파괴력 있는 볼을 던지지 못했다. 2011시즌에는 6승8패, 방어율 5.42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 퉁이 라이온즈전에서 호투를 펼쳐 새로운 기대감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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