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57)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전지훈련 장소인 목포에서 활짝 웃었다.
인천은 지난 5일부터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국내 전지훈련에 들어갔다. 2013년부터 시행되는 승강제에서의 강등 여부가 이번 시즌 성적으로 결정되는 만큼 코칭 스탭과 선수들의 훈련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현재 인천은 새벽-오전-오후-야간 등 하루 4차례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 중이다. 특히 새벽 훈련의 자율 훈련이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선수들은 고된 훈련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12일 목포시청과 연습경기서도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이었다. 허 감독은 "현재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는 않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무겁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시즌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힘들더라도 이 기간을 잘 견디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하루 4차례 훈련은 힘들다. 새벽 훈련의 경우 더욱 그렇다. 야간 훈련의 피로가 채 풀리기도 전에 뛰는 만큼 선수들의 표정은 무겁다. 하지만 13일 만큼은 달랐다. 새벽 훈련 후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
인천 선수단은 허 감독의 생일이 13일인 것을 확인하고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평상시와 같이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허 감독 또한 몰랐다. 아침 식사 중에 선수들이 케이크를 꺼내 들고 나오자 눈이 휘둥그레진 것.
허 감독은 "내 생일이 아닌데..."라며 난처한 표정이었다. 호적상 생일은 양력 1월 13일이지만 실제로 지내는 생일은 음력 11월 14일이었기 때문. 하지만 선수들의 호의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건네는 꼬깔 모자를 쓰고 활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허 감독이 미소를 짓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바라고 바라던 스타 플레이어급의 선수의 영입이 눈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 허 감독은 "설기현의 영입이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100%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세부적인 사항만 조율하면 인천 선수가 될 것이다"고 했다.
허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문전에서 골을 마무리 지어줄 선수가 부족하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런 상황에서 유럽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골잡이 설기현의 인천 합류는 허 감독의 주름살을 웃음 만큼이나 활짝 필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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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