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의 할리우드 영화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하 '밀레니엄'이 영화팬들의 지지를 중심으로 흥행에 힘을 받고 있다.
영화팬들의 오랜 기다림과 성원 속 11일 전야제와 함께 개봉한 '밀레니엄'은 12일 하룻동안 전국 2만 8196명, 누적 3만 9699명(영화진흥위원회)을 모으며 3계단 상승해 4위에 올랐다. 영화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광풍처럼 불어닥치는 입소문에 흥행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는 엇갈리고 다양한 평과 함께 원작과 비교하는 활발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 어떤 영화이길래 이런 현상을 낳고 있을까?

'밀레니엄'은 전세계 46개국, 6500만 독자가 열광한 스티그 라그손의 베스트셀러를 소설 '밀레니엄' 3부작 중 제 1편을 영화화한 것으로 스웨덴판의 영화 원작도 있다. 할리우드 판은 일찌감치 전미비평가협회, 미국영화연구소, '올해의 영화 톱 10'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2년 골든글로브를 비롯한 권위 있는 유수의 연출가, 제작가, 비평가협회 어워드에서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웰메이드 스릴러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밀레니엄'은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 사상 최대의 범죄 스캔들을 그린 '밀레니엄 3부작'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으로 신념 강한 기자 미카엘과 용문신을 한 천재 해커 리스베트가 40년간 풀지 못한 거대 그룹 손녀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그 뒤에 감춰진 비밀과 충격적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 스웨덴판이 사건 중심이라면 할리우드는 보다 인물들에 초점을 맞췄다.
'파이트 클럽', '세븐', '조디악' 등을 만들어 스릴러의 거장이란 칭호를 받은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아 흥미진진한 사건, 개성강한 캐릭터, 치밀한 복선, 예측 불가능한 결말 등을 보여준다.
특히 강렬하면서도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는 회자되고 있다. 각종 전자기기와 두 배우의 몸을 타고 흐르는 검은 점액질, 그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불타오르는 장면, 알 수 없는 행동들과 폭력적인 이미지는 사이버틱하면서도 세련됨과 동시에 감각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또한 자극적인 장면들의 나열은 신비로움과 동시에 어떤 상징적 의미도 찾게 만든다. 영상과 함께 매치되는 배경 음악은 한국계 록커 캐런 오가 트렌트 레즈너와 함께 부른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의 리메이크곡. 차갑고도 찢어질 듯하 목소리는 영화의 어둡고도 강렬한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지난 해 12월 21일 미국 개봉에서는 해외 언론에서 "신랄하고 가차없이 사나우며 감동적인 영화적 체험"(폭스 TV), "전율케하는 장엄한 스릴러"(데일리스크린), "인간의 상상력으로 빚어낼 수 있는 가장 아찔한 영화"(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세련되고 아름다운 작품, 데이빗 핀처의 날카롭고 뛰어난 연출력"(버라이어티) 등의 평을 얻었다.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등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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