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단체전 리그서 통용되던 공식 한 가지가 이번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2012 시즌1'에서는 깨졌다. 바로 테란의 몰락이다. 그러나 단 한 명에게 만은 이 사실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다. 다름 아닌 '최종병기' 이영호(21, KT)이다.
이번 프로리그서 두드러지는 현상 중 하나는 최강 종족으로 맹위를 떨치던 테란의 몰락이다. 테란은 프로리그 뿐만 아니라 개인리그서도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었다. 소위 말해서 성적 좀 낸다고 하는 팀들은 테란 에이스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영호 정명훈 염보성 이재호 전태양 등 에이스급 선수들을 포함해 신동원 이신형 이성은 등이 각 팀의 핵심 전력으로 위치했다.
그러나 이번 프로리그서는 테란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시즌과 비교해서 프로토스전 성적이 급감했다. 지난시즌 테란이 프로토스를 상대로 거둔 승률은 150승 181패로 45.3% 였지만 이번 시즌은 13일까지 12승 18패, 40%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매 시즌 다승 경쟁에서 이름을 빼 놓지 않았던 염보성이 예년에 비해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퍼테란' 이재호(웅진)의 성적도 이번 시즌 아직까지 신통치 않다. 정명훈 김성현의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주로 동족전 위주의 성적.

이 같은 상황에서 유독 빛나는 존재가 있다. 현존 최강의 프로게이머로 평가받고 있는 이영호다. 7승 무패로 다승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영호. 7승의 내용을 살펴보면 동족전을 제외하면 프로토스에게 2승, 저그에게 4승을 올리고 있다.
그의 이번 시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기는 지난달 24일 치른 CJ 이경민과 경기. 유리한 빌드로 출발한 상대 이경민이 셔틀-리버로 견제를 노렸지만 골리앗과 탱크로 완벽하게 방어에 성공했고, 한부대의 벌처로 오히려 이경민의 후방을 흔들면서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신의 프로리그 통산 200승째로 최연소-최단기록 200승 달성의 순간이었다.
이 경기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숙적 이제동과 경기서는 기막힌 바이오닉 러시로 경기를 6분만에 끝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즌 테란 중에서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이영호 외에 김성현(STX)이 있다. 이번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김성현은 5승을 기록하고 있다. 동족전인 테란전 4승과 김유진을 상대로 거둔 프로토스전 1승이 있다. 김성현도 주목받을 만 하지만 종족을 가리지 않고 잡아나가는 이영호의 활약이 인상적이고 돋보이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영호는 "난 운이 좋은 것 같다. 비시즌때 수술한 것도, 재활을 제대로 한 것도 그런 것 같다. 예전 시즌 같으면 개인리그와 프로리그 준비로 지칠 법도 한데 개인리그가 아직 열리지 않고 프로리그 에이스결정전이 사라지면서 경기 준비를 하는 부담감도 많이 줄었다.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다승왕이 아니라 전승왕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팬들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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