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신영, '20홀드 목표' 선언의 숨은 뜻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13 16: 19

왜 홀드왕이 아닌 20홀드일까.
FA를 통해 새롭게 한화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우완 송신영(35)은 리그의 정상급 불펜 투수로 통한다. 지난해 넥센과 LG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19세이브를 올렸다. 여기에 3승과 7홀드를 더했다. 그런데 한화 이적 후에는 "20홀드를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위에선 "목표가 작지 않은가"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송신영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금껏 20홀드를 해본 적이 없다. 20홀드를 한 번 하고 싶다"고 했다. 송신영은 통산 11시즌 동안 549경기에서 46승39패46세이브58홀드를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 홀드는 2010년 넥센에서 기록한 14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넘어서고픈 욕심이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 보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송신영은 "팀이 이기는 경기에만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점 상황이거나 1~2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갈 수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홀드왕보다는 20홀드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이유를 밝혔다.
홀드는 팀이 리드한 상황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세이브 조건을 충족시키고 물러난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 그러나 중간 투수는 필연적으로 리드하는 경기에만 나오기 어렵다. 한화도 아직 선발진에 유망주들이 많지만 물음표가 붙어있고, 불펜도 박정진과 데니 바티스타를 제외하면 확실한 투수가 없다.
지금껏 송신영의 야구인생도 그랬다. 현대-넥센 시절에도 그는 선발·롱릴리프·셋업맨·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했다. 팀이 필요로 하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군말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게 몸에 배어있다. 한화에서도 아직 마운드 운용의 변수가 많이 도사리고 때문에 송신영이 반드시 리드하는 상황에만 나오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그는 굳이 '홀드왕' 같은 타이틀 욕심보다 적정한 목표를 통해 팀에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다. 송신영은 "20홀드 하면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홀드 뿐만 아니라 동점이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잘 막아 구원승도 올릴 수 있으면 올리겠다. 어떤 상황도 가리지 않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송신영은 "최고 타자 김태균을 피하러 한화에 왔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한화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그는 "조만간 대전에 집을 구한다. 한화의 팀 분위기도 좋다"며 웃어보였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든든한 허리를 자처하는 송신영이 있어 2012년 한화의 전망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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