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불합격' 유선정, "나한테 화가 많이 났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1.14 06: 23

지난해 11월 28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최종합격자 명단을 열어본 넥센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들은 모두 당황했다. 구단내 상무 지원자 세 명 중 김대우(24)와 고종욱(23)을 제외한 한 명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넥센 포수 유선정(26)은 상무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포수 중에서는 한화의 이희근(27)만이 합격했다. 발표 후 상무 선발 관계자는 "이번에 야구단에서 포수를 한 명만 뽑아달라는 요청이 와 부득이하게 한 명만 합격시켰다"고 밝혔다.
유선정은 이후 목동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3일 OSEN과 연락이 닿은 그는 그의 말을 빌자면 대구에 있는 집에서 '잠수를 타고' 있었다. 정확히는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군대 재검을 신청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상무에 지원하긴 했지만 (이)희근이 형도 지원했다고 하길래 포수는 원래 뽑는 인원도 적고 해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원래 불합격하면 다음날 바로 군대 가는 거였는데 연기했었다. 그런데 이름이 없더라"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유선정은 이어 "(상무에) 떨어진 당시에는 나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났었다. 사실 내가 잘했으면 내가 뽑힐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내가 못해서 못간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추슬렀는데 팔이 안좋아져서 12월에 팔꿈치 수술을 했다. 그리고 재활하면서 군 문제를 알아보러 다녔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나 유선정이 상무에 탈락한 뒤 주위에서 1년 뒤에 또 포수를 뽑을테니 그때 지원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그는 "지금까지는 구단에서도 미루길 원하고 나도 의지가 부족해서 계속 군대를 미뤄왔다. 그런데 이번에 가려고 기왕 마음을 먹었는데 1년 더 미루기가 싫었다. 나이도 너무 늦어져서 더 미룰 수가 없었다"고 수술 후 바로 재검을 신청한 이유를 밝혔다.
그가 만약 재검을 받아 입대를 한다면 제대시 28살이다. 수술 경력 때문에 공익을 다녀온다고 하더라도 프로에서 다시 새로 시작하기에 부담이 큰 나이가 아닐 수 없다. 유선정은 "내가 잘 못해서 상무에 떨어졌고 늦어진 것이기 때문에 누구 탓도 하지 않는다. 다만 다녀와서도 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연말 상무 입대에는 43명이 서류를 통과해 17명이 최종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나름대로 굉장히 치열한 경쟁률이었다. 그 결과 탈락의 아픔을 맛본 유선정. 그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2년 후 돌아올 유선정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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