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우승 향한 롯데가 넘어야 할 난관 SK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08

'4승14패→5승13패→6승13패→7승12패→8승1무승부10패'.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2007년부터 SK 와이번스와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거둔 연도별 팀간 승패입니다.
롯데는 역대 8개 팀과 승패표에서 2000년 이후 SK와 맞대결 성적이 가장 좋지 않습니다.. 83승9무승부132패로 승률이 3할8푼6리에 불과합니다. 그 다음 롯데가 뒤졌던 팀은 삼성으로 30년간 통산 3할9푼8리입니다.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롯데를 지휘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SK와 대결에서는 18승38패, 3할2푼1리로 형편없었습니다. 지난 해 초보 사령탑으로 롯데를 맡은 양승호 감독은 SK와 경기에서 8승1무승부10패로 승률 4할을 기록,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2위를 기록한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3위팀 SK에게 2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롯데에게 SK는 극복하기 힘든 난관이고 징크스로 여길 만합니다.
롯데는 단일리그 전환 후 사상 처음으로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로이스터 감독 시절보다 한 단계 상승했으나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한번도 패권을 거머쥐지 못했습니다.
장병수 대표가 새해 시무식에서 “20년간 우승하지 못한 것은 창피하고 남사스런 일이다”고 말할만큼 열정적인 팬이 가장 많은 팀으로서 체면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해 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가 SK를 이길만한 여건이었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막판에 SK와 접전을 벌여 징크스도 깰 때가 됐다는 자신감을 어느 정도 찾았고 SK가 김성근 감독 전격 경질로 팀이 뒤숭숭할 때여서 포스트시즌에 맞붙으면 이길 수 있다는 투지가 롯데 선수단에 팽배했습니다.
그러나 1차전에서 타격전을 펼치며 6-6 동점에서 9회말 1사만루의 끝내기 상황을 만들고도 득점에 실패해 결국 10회 연장에서 6-7로 패했습니다. 절호의 기회에서 나선 타자는 강타자 손아섭이었고 이날 앞 타석까지 3안타를 때려 쉽게 점수를 뽑을 것으로 누구나 생각했으나 엄정욱 대신 등판한 정우람을 상대로 2루쪽 내야땅볼을 때려 4-6-3 병살타가 나와 순식간에 9회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연장에 들어가 10회초 SK의 정상호가 부첵을 상대로 솔로포를 날려 결승점을 뽑은 것입니다.
양팀의 대결은 3승2패로 SK가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1차전에서 롯데가 이겼다면 자이언츠가 3전전승이나 3승1패로 시리즈 진출권을 따냈을 것이라는 게 야구인들의 시각이었습니다.
손아섭으로서는 두고두고 잊지못할 것입니다. 그는 "나 때문에 진 것 같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양승호 감독은 “손아섭의 타구가 빠르고 강했다. 타구가 느리게 갔으면 홈에서 승부가 가능하거나 병살타가 되지 않았을 텐데 운이 없었다. 그게 다 자기 복"이라며 잊으려 애썼습니다.
축구에서 승부차기 때 축구의 황제 펠레나 마라도너, 브라이트너, 소크라테스 등 세계 최고 선수들도 실축을 하는 바람에 월드컵에서 탈락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야구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나 어처구니없는 에러가 축구보다 많이 발생합니다. “그게 야구다!”라고 넘어갈 수 있는 손아섭의 병살타지만 작년까지는 롯데가 SK의 벽을 넘지 못하는 징크스가 더 강하게 작용한 모양입니다.
롯데가 올해 20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려면 가장 넘어야 할 장벽이 바로 SK입니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지만 김주찬, 손아섭, 전준우, 홍성흔, 강민호, 조성환, 황재균, 박종윤, 문규현 등 멤버들은 거포 이대호의 공백을 메울 수 있습니다. 도리어 잠잠했던 기동력을 살리고 팀 플레이를 몸에 익히면 공격력이 더욱 좋아질 수 있습니다.
SK에서 불펜을 책임졌던 이승호와 정대현이도 데려왔으니 불안했던 중간-마무리도 든든해져 한결 경기하기 편해질 것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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