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없는대로 한다."
지난 5년 동안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면서 3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일궈낸 SK 와이번스다. 자연스럽게 '극강'이라는 이미지가 어울렸다. 그러나 2012년 이만수 감독 체제로 변신한 SK에 대한 평가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마운드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가득하다.
지난 시즌 후 송은범, 전병두, 엄정욱, 고효준 등은 수술대에 올랐고 정대현과 이승호를 FA로 떠나보냈다. 롯데로부터 FA 임경완을 데려왔지만 주축들의 전체적인 누수가 큰 상태다. 김광현마저 재활조에 속해 당장 선발진 5명의 구성조차 미지수다.

하지만 지난 10일 만난 성준 SK 투수코치의 표정은 담담했다. 오히려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 하는 것이 야구"라며 여유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지난 12월 12일 2011 납회식에서는 "2012년 SK 마운드는 위기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뜻도 된다. 누구든 빈자리를 박차고 굴러들어와 박힌 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성 코치였다.
이에 "SK는 최고 성적을 거두며 달려왔다. 하지만 당장 기둥 6개가 한꺼번에 빠진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인정한 성 코치는 "경기 운영 능력을 지닌 경험 있는 투수들이 거의 없다"면서 "야구는 선발 투수로 시작된다. 그런 선발 투수를 사실상 신예들로 꾸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성 코치는 "중간 투수는 정우람, 박희수, 이재영, 임경완 등이 있다. 하지만 선발은 김태훈 같은 젊은 선수들이 올라와줘야 한다"면서 "김광현, 송은범, 엄정욱 등 재활 중인 선수들은 당장 계산 속에 넣어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대한 많은 전력들을 길러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성 코치는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피칭과 마인드를 요구하고 템포 조절에도 신경쓰게 할 예정이다. 하지만 각 선수 개개인에 맞게 지도하려 한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는 분명 기회다. 나 역시 모든 선수들과 가능성에 대해 다 열어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 코치는 "분명 좋은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인 후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 미지수라는 평가를 받는 SK의 빈 곳을 채워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2001년 SK에서 시작해 롯데, 한화, 삼성 등 여러 팀을 거친 관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과연 어떤 마운드를 완성해 돌아올지 15일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캠프로 떠나는 SK 선수단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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