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수순이었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30,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미국프로야구(MLB) 진출 후 2년 연속 연봉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선수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142명이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고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추신수도 그 중 한 명으로 확인됐다.

추신수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스 팀 린스컴을 비롯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클레이튼 커쇼도 명단에 포함됐다. 30개 구단 가운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무려11명이나 신청했고, 보스턴이 그 뒤를 이어 8명이나 서류를 제출했다.
연봉 조정신청이란 구단과 선수가 원하는 금액이 다를 경우 서로가 원하는 액수를 적어 메이저리그 사무국 내 연봉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다. 신청 자격은 메이저리그 4년차 이상이 되면 가능하며 중재위원회는 금액을 절충하는 것이 아니라 양 쪽 중 한 쪽의 연봉을 택하게 돼 '모 아니면 도' 결정을 하게 된다.
추신수는 지난 12월 30일 출국 당시 연봉조정신청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냈다. 당시 추신수는 출국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있는 동안은 들은 이야기가 없다"면서 "지난해 1월 쯤에 연봉 협상을 했었다. 그래서 올해도 1월 중순쯤 되면 어느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연봉조정 자격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어 신청을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해에도 1월 15일 연봉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구단과 연봉 교환을 앞두고 계약기간 1년 총액 397만 5000달러(약 44억 원)에 사인했다. 2010년 연봉이 고작 46만 1100 달러(약 5억 5000만 원)였던 만큼 무려 9배가 넘는 잭팟이었다.
스몰 마켓인 클리블랜드가 큰 돈을 쓴 데는 이유가 있었다. 추신수는 지난 2009, 2010시즌 2년 연속 20-20클럽(홈런-도루 20개 이상), 타율 3할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단숨에 클리블랜드 간판 타자가 됐다. 2년 동안 실력으로 증명했고 그 만큼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추신수는 지난 시즌 초반 음주운전 사건에 이어 부상이 겹치며 85경기에만 출전해 2할5푼9리 8홈런 36타점에 그쳤다. 한국식 계산으로 놓고 보면 추신수는 연봉 삭감이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이미 클리블랜드 간판 타자인 추신수는 최소 연봉 동결 또는 소폭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18일 구단과 선수측은 원하는 연봉을 제출한다. 만약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오는 2월 2일부터 22일까지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열릴 연봉조정위원회에 참석해 결론을 얻게 된다.
한편 추신수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에서는 추신수를 포함 유격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마무리 크리스 페레스, 중간계투 라파엘 페레스, 선발 저스틴 매스터슨, 구원 잭 하나한, 조 스미스까지 총 7명이 신청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의 경우 지난 21년 동안 한 번도 연봉조정중재위원회 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 과연 추신수를 비롯한 누가 그 기록을 깰까. 아마도 그 전에 합의를 통해 계약을 모두 마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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