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최희섭(33, KIA 타이거즈)에 대해 관심이 없음을 나타냈다.
최희섭은 지난 8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시작된 팀 내 단체훈련에 불참하며 문제가 됐다. 1차적인 원인은 감기 몸살로 인한 병원 입원이었지만 팀내 마찰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때문에 KIA는 최희섭의 트레이드를 놓고 고민 중이다.
최희섭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타자로 맹활약하다 뇌진탕 사고 후 지난 2007년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했다. 2009년에는 3할8리의 타율에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과 부상이 겹쳐 고생하고 있다.

확실한 1루수가 없는 LG로서는 최희섭에게 관심을 나타낼 법도 하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최희섭에게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LG는 왜 최희섭에게 관심을 나타내지 않은 것일까.
▲누구를 줘야 가능한가?
LG는 확실한 1루수가 없다. 지난해에는 이택근이 1루를 맡았지만 그 역시도 전문 1루수는 아니었다. 외야수였던 이택근은 포지션 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루를 봤다. 이택근이 부상을 당하자 서동욱도 1루를 봤다. 이들 모두 재능은 있지만 전문 1루수가 아니었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최희섭이 LG에 올 경우 장점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KIA에서도 최희섭을 내놓고 그에 걸 맞는 큰 카드를 원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 팀에서 누구를 내줘야 하느냐"면서 "카드가 없다"고 말을 맺었다.
LG는 지난 겨울 FA 3인방 조인성, 송신영, 이택근이 팀을 떠났다. 이 때문에 선수단이 조금은 헐거워진 느낌이다. 특히 좌타자들이 많은 LG로서는 최희섭을 데려올 경우 좌타라인 중복과 유망주 유출을 우려해 트레이드에 큰 관심이 없는 상태다.
▲'작뱅' 이병규가 부상만 없다면 충분하다
김기태 감독이 최희섭에게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은 더 큰 이유가 있다. 바로 내부에서 1루수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작뱅' 이병규다.
김 감독은 매일 감독실 벽면 한쪽에 붙어 있는 팀 내 선수단 카드를 보며 포지션을 이동해 가며 올 시즌 전력 구상을 한다. 1루 베이스에는 '작뱅' 이병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병규는 프로 데뷔 후 주로 외야수로 활약했다. 강한 어깨와 타구 판단 능력까지 뛰어나 외야수로서도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그는 한양대 시절에만도 1루수였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했다.
LG는 이택근이 팀을 떠난 만큼 이병규를 1루수로 기용해 외야수 중복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내야 수비 강화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설사 이병규 몸 상태가 안좋더라도 서동욱이 있다
한 가지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병규의 무릎 상태다. 이병규는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군면제를 받았다. 지난 시즌 무릎 상태가 좋지 않으면서 8월이 되어서야 1군에서 뛸 수 있었다.
시즌 종료 후 특별 관리를 받은 이병규는 지난 11월 초 사이판으로 건너가 따뜻한 날씨 속에서 체중 관리와 보강 운동 등으로 무릎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 올려 놓았다. 그러나 1루 수비를 볼 경우 무릎을 구부리고 3시간 넘게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무리가 올 가능성도 있다.
김기태 감독은 이점까지도 고려하고 있었다. 그는 "이병규가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만 뛰어 준다면야 좋겠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길 경우 서동욱이 있다"라면서 최희섭의 영입 가능성을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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