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태웅은 예능 '1박2일' 출연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분명하다. 대중적인 인기와 친근한 이미지를 얻은 게 득이라면 엄포스 카리스마의 손실과 악플 고생담이 실이었다.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엄태웅은 "이제야 '1박2일'을 즐기고 있다"며 "나를 내려놓으니까 되더라"고 했다. 처음 '1박' 촬영장에 나갔을 때 나영석 PD가 "그냥 자기 그대로를 보여주면 된다"고 조언했지만 "그땐 그걸 몰랐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처음 한동안 엄태웅은 예능 출연자들의 가장 큰 고민인 마구잡이 악플에 시달렸다. 아귀다툼 야생 버라이어티 안에서 존재감이 적다며 병풍 취급까지 받았다. "스트레스 좀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배우 엄태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신데렐라가 아니다. 톱스타로 먼저 군림한 누나 엄정화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제 발로 일어선 파이터다. '쾌걸 춘향'으로 주목을 받기 전까지 오랜 무명생활의 서러움을 잔뜩 겪었던 대기만성형 스타가 바로 그다. 예능'1박'을 포기하는 대신에 자신을 그 것에 맞췄다. 강호동이 빠진 요즘, 엄태웅은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등 기존 멤버들과의 보다 적극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이래야 되나, 저래야 되나. 출연 초반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 차츰 시간이 흐르고 제작진과 보다 친해지니까 그때서야 '내려놓으라'는 말의 뜻을 이해했다. 나중에 깨달은 사실인데 '1박2일' 출연도 군대와 똑같았다. 이등병 때 뭘 몰라서 헤매기만 하다 일병이 되면 조금씩 자기 위치를 찾기 시작한다. 나는 지금 갓 상병을 달았다고 할까(웃음)"
곧 종영하는 '1박2일'의 시즌 2 출연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수근이 출연하면 엄태웅도 (1박2일 시즌2에 출연)한다"고 일부 보도됐던 사실은 농담삼아 한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 본업은 배우"라고 다시한번 다짐하는 그의 말에서 오히려 진심이 느껴졌다.
"배우로서 '1박2일' 출연으로 분명히 손해 보는 게 있었겠지만 나 자신은 얻은 게 더 많았다고 감사하는 중"이라고 마무리를 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