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분쟁 조정 관건은 '공식 제의' 성립 여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1.16 07: 10

경남 FC과 FC 서울이 김주영(24, 경남)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경남은 김주영을 수원 삼성에 보내고 하태균과 현금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서울은 반발했다. 김주영 측과 이미 협의가 끝난 상황에서 경남 측과 협상 중이었던 만큼 김주영의 수원 이적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주영은 지난 시즌 경남과 재계약을 맺으면서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알려진 바이아웃 금액은 7억 원. 서울 측은 자신들의 제안이 바이아웃 금액을 상회했고, 김주영 측과 협의가 끝난 만큼 자신들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과정은 이렇다. 김주영 측은 경남에 공식 문서를 전달, 바이아웃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통해 서울로 이적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경남 측은 7억 원은 힘들다며 '김현성+현금'안을 서울에 제시했고, 몇 차례 협상 끝에 결렬되고 말았다.
그 사이 경남은 수원 삼성과 트레이드를 추진, 결국 '하태균+현금'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아직 김주영과 수원의 연봉 계약이 진행 중이라 모든 절차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
서울로서는 김주영을 '하이재킹(hijacking)'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에 이적분쟁 조정까지 신청했다.
서울의 한 관계자는 "이미 법률 자문을 마친 상태다. 여차하면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제소하려 한다. 경남 측이 바이아웃이라는 큰 뜻을 보지 못한 채 말도 안되는 사소한 걸로 트집을 잡고 있다"며 "다만 선수가 무너질까봐 문제다. 과연 김주영이 수원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뛸 수 있을지, 수원 팬들이 김주영을 받아 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서울의 이적분쟁 조정신청에 경남의 한 관계자는 강렬하게 반응했다. 그는 김주영 측의 공식 문서는 인정하면서 "서울에서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바이아웃 액수를 넘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이 어떤 권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이 공식 문서를 통해 바이아웃 금액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했다면 권리를 지녔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즉 서울이 절차상의 과정을 밟지 않은 만큼 김주영과 서울은 무관하다는 것.
하지만 서울 측의 입장은 달랐다. "이미 우리는 경남과 트레이드 협의를 수 차례 진행했다. 경남 측에서 7억 원만으로는 안 되니 선수를 붙여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김현성+7억 원이다. 우리는 거부했다. 나중에는 김현성+3억 원까지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우리로서는 동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협상이 진행됐으니 실질적으로 바이아웃이 넘는 공식 제의는 들어간 셈이다. 그리고 선수 측과 협의가 되어 있는 만큼 선수에 대한 권리는 있다"고 했다.
이제 프로축구연맹의 유권해석이 남았다. 관건은 과연 김주영 측에서 경남에 보낸 문서가 이적과 관련해 구단간의 공식 문서와 같은 효력을 발휘하는지 여부다.
만약 프로축구연맹에서 김주영 측의 문서를 서울의 공식적인 제의에 따른 것으로 인정한다면 김주영은 서울로 이적하고, 경남은 7억 원을 받게 된다. 반대로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김주영이 수원과 계약에 합의하거나 서울에서 FIFA에까지 제소해 끝까지 가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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