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일침, “스스로 기술 갖춰야 공격 농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1.16 06: 59

“시대가 변하면서 선수들 개개인의 절박함도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배들은 기술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개인 연습에 집중했다”.
단순히 한 팀의 감독이 아닌 농구 선배로서 던지는 소중한 쓴소리와도 같았다.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이 최근 전체적으로 ‘저득점 수비 농구’가 확산되는 데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동부의 팀 컬러 옹호가 아닌 농구로 녹을 먹는 후배들 모두에게 하는 이야기와도 같았다.
동부는 16일 현재 32승 7패를 기록하며 2위 안양 KGC(27승 11패)에 4경기 반 차 여유있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기 당 평균 득점 74.8점으로 전체 7위인 동부지만 평균 실점은 66.4점으로 독보적 1위다. ‘질식 수비’로 대표되는 동부는 현재 6연승 중 5경기서 70점 대 미만의 실점으로 수비 농구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빠른 공수 전환과 보다 많은 속공 전개 등을 통한 공격 농구를 바라고 있다. 저득점 현상이 이어지며 재미없는 농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다양한 수비 시스템을 전개하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어마어마하게 숨어있는 수비 농구로 선두 순항 중인 동부 입장에서 이 같은 평이 기분 좋을 리 없다.
“너무 수비 농구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동부 농구가 재미없다’라고 하면 나도 기분은 좋지 않다”. 한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한 강 감독은 상대의 탄탄한 수비를 뚫기 위한 더 나은 공격 방법을 선수들 스스로 연구하는지 반문했다.
“부정 수비에 대한 룰이 없고 공격 시간도 30초로 길었던 농구대잔치 시절에도 나올 수 있는 최대한의 공격 기술이 많이 나왔다. 그 때는 팀 당 평균득점이 105~110점이 되었을 정도고 득점 1위 선수들 또한 평균 25~30점대를 올렸다. 프로화 이후에도 김영만(동부 코치), 조성원(삼성 코치), 문경은(SK 감독대행) 등은 충분히 좋은 득점력을 보여줬다. 이전에 비해 전술이 다양화되면서 수비력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스스로도 개인 훈련을 하고 다른 선수의 기술을 모방해서라도 공격력을 키우는 노력을 쌓아야 하지 않나 싶다”.
한국 농구 불세출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강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수를 속이는 현란한 비하인드 백 드리블과 득달같은 패스로 명성을 떨쳤고 그 뒤에는 많은 개인 연습량이 있었음을 밝혔다. ‘슛도사’ 이충희 전 오리온스 감독 또한 장신 수비수들의 슛블록을 피하기 위해 페이드어웨이 슛을 연습했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린 허재 전주 KCC 감독이 현역 시절 그 위치를 지키기 위해 연습 순간만큼은 엄청난 노력을 보여준 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테크닉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슈팅이나 패스에 있어 개인연습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선수들의 절박함도 떨어진 것 같고”. 뒤이어 강 감독은 주희정(SK)과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시래(명지대)를 언급하며 개인 훈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시래의 경우는 대학도 어렵게 들어갔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현재 대학 최고 포인트가드로 성장한 데에는 어마어마한 개인 훈련이 바탕이 됐을 것이다. 주희정 또한 부단한 연습을 통해 프로 최고 포인트가드로까지 성장했다. 나도 이런 체구로도 턴어라운드 드리블과 더블클러치를 경기에서 보여주기 위해 개인 훈련을 많이 했다. 스스로 노력해야 수 백 가지 공격 기술을 몸에 익힐 수 있다”.
수비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데 만족하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보장할 수 있어도 국제대회에서는 결국 벽에 부딪히게 마련. 더 크고 빠른 이를 공격으로 누르지 못하면 단체 스포츠는 결코 이길 수 없다. 강 감독의 비판에는 더 나은 발전을 향한 농구 선배로서 바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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