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는 SK가 15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떠나, 본격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단 이번 캠프의 최우선 고민인 선발진 구성은 성준 투수 코치가 맡아 차근차근 준비해 가고 있다. 부상으로 인한 전력 공백이 많은 선발진. 그런 만큼 2명의 외국인을 중심으로 유망주를 포함한 선발진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반해 야수들의 공백은 거의 없는 상태다. 2루수 정근우를 비롯해 3루수 최정, 좌익수 박재상, 중견수 김강민, 우익수와 1루수를 겸하는 박정권 등 5연속 한국시리즈 경험 멤버들이 내야와 외야에 탄탄하게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최윤석, 안치용, 박재홍, 이호준, 조동화, 임훈 등이 꾸준하게 기용됐다. 나주환의 군입대로 박진만이 유격수 자리를 차지한 것외에는 지난 5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이만수 감독은 "모든 것은 백지에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주전, 고참 이런 것은 통하지 않는다. 신인이라도 실력이 된다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한 이 감독은 "적어도 2명 이상이 한 포지션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경환 타격 코치도 "다른 팀에서 본 것은 잊고 백지에서 다시 평가하겠다"면서 "내야 2명, 외야 2명 정도를 새롭게 눈여겨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른손, 왼손, 대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새 전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라며 "심플하고 간결한 스윙을 핵심 삼아 맨투맨으로 지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야는 안정광, 홍명찬, 김성현, 권용진, 유재웅 등이 있고 외야에는 정진기, 김기현, 김재현, 조재호, 박진원, 김도현, 한동민 등이 있다. 포수는 FA로 영입된 조인성의 가세로 기존 박경완, 정상호 체제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 경쟁은 곧 타순과도 연결된다. 이 감독은 타순의 특성에 맞게 타자들을 선별할 예정이다.
우선 타순의 시작인 톱타자는 야구적인 센스가 넘쳐야 한다. 출루율은 기본이고 도루 능력을 지녀야 한다. 2번 타자 역시 출루가 기본. 작전수행 능력이 좋아야 하고 주자가 나가 있을 경우에는 진루를 염두에 둔 팀배팅에 기본적으로 영리해야 한다.
이런 테이블 세터진을 받치는 클린업 트리오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이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3번 타자는 최정이다. 가장 안정적이고 흔들림이 없으며 3할 타율 이상이 가능한 선수여야 한다. 4번과 5번은 타율보다는 큰 것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를 선호하고 있다. 일단 5번은 박정권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4번 후보인 이호준, 조인성, 정상호와 함께 기용될 수도 있다.
6번과 7번은 출루율이 높아야 하고 8번은 주로 포수다. 9번은 톱타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빠르면서도 컨택 능력을 지녀야 한다.
한편 무엇보다 지난 5일 구단 변화관리 워크샵 도중 무단이탈한 박진만과 이호준의 캠프 불참이 올 시즌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던 야수 경쟁에 과연 새로운 경쟁 옵션이 등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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