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30)은 요즘 쏟아지는 인터뷰 세례로 바쁘다. 그때마다 그가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나보다 팀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균에게 2012년은 새출발을 의미한다. 그가 꿈꾸는 모습은 2006년이다. 당시 한화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태균이 9년간 한화에서 뛰며 최고 성적을 올린 해였다. 2012년 김태균이 꿈꾸는 것도 바로 개인보다 팀이 잘 되는 것이다. 그냥 입바른 말이 아닌 진심이다. 그는 최근 머리도 짧게 깎으며 결의를 다졌다.
역대 최고연봉 15억원을 받고 화려하게 복귀한 김태균이기에 그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김태균은 "돈에 대해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며 "팀이 잘 되는 것이 우선이다. 연봉에 연연하기 보다 마음을 비우고 팀을 위해 열심히 하다 보면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의 야구가 그렇다. 2001년 고졸 신인으로 20홈런을 터뜨리며 신인왕에 오르고, 2005·2008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정작 개인 타이틀은 2008년 홈런왕(31개)이 전부다. 김태균은 "지금껏 야구하며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부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론 홈런과 타점에 대한 수치를 목표로 잡기는 했지만 늘 팀이 잘 되는 게 우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6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2006년에 개인 성적은 좋지 않았다. 전반기까지 타율은 2할4푼대이고 홈런은 4개밖에 치지 못했다. 대부분 기록이 후반기 끌어올린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전력이 좋았다고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태균은 "그때는 팀분위기나 선후배간에 끈끈한 무언가가 있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힘든 와중에도 지지 않으려 끝까지 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모든 선수들이 겉으로 울지 않았어도 마음 속으로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한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그때처럼 선후배들이 서로 도와가며 후회없이 야구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2006년 한화는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2승1패로 꺾고, 2위 현대와 플레이오프에서도 1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6차전까지 승부를 벌여 1승1무4패로 무릎을 꿇었다. 포스트시즌 13경기로 하얗게 불태웠다. 고참들이 이끌어주고, 후배들이 밀어주는 야구를 했다.
김태균은 2008년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을 때보다 2006년을 더 좋은 순간으로 꼽았다. 2008년 홈런왕은 차지했지만, 팀은 후반기 거짓말 같은 추락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그때부터 4년 연속 가을잔치 초대장을 못받았다. 빙그레 시절 포함해 한화 구단 사상 최장기간 탈락. 김태균이 돌아온 2012년 과연 그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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