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양현석, 박진영이 기존 '딱딱한' 이미지를 과감히 벗고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선 SBS 'K팝스타'는 한자리수 시청률로 시작해 지난 15일 12.5%(AGB닐슨리서치 집계)까지 올라, 프로들의 경연장인 MBC '나는 가수다'를 제쳤는데 이같은 인기에는 보아, 양현석, 박진영의 인간적인 매력이 톡톡히 한 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모두 유명 연예인으로서 매우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국내 가요계를 좌지우지 하는 빅3 엔터테인먼트의 핵심멤버로 대중과 다소 먼 '거리'를 유지한 것도 사실. 인기 아이돌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들에 대해 '절대 권력의 사장님' 혹은 '무서운 선배'로 묘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이들은 적어도 제작자와 선배로서는 냉혈한, 혹은 기획사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로 이미지 메이킹이 돼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K팝스타'는 이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180도 바꿔놨다.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에 시청자들보다 더 푹 빠져서 눈에 하트를 그리거나, 심사위원들끼리 신경전을 펼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이 다수 노출된 것. 거대 기획사를 이끌면서, 자본과 전략에 의해 움직일 것만 같았던 이들이 실은 후배 가수들에 '푹' 빠져서 음반을 제작하고, 그 누구보다 이들의 재능에 감탄하는 '제1호 팬'이라는 사실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빅3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바뀌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특히 자상한 멘트들로 '의외'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다른 심사위원들의 혹평에 이어서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일단 마음에 든 참가자에게는 칭찬 일색의 말로 용기를 북돋워준다. 첫 음정을 못잡는 참가자에게 직접 노래를 불러 도움을 줘 박진영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욕심쟁이', '실속파' 이미지도 가지게 됐다. 그는 지난 15일 방송에서 실력파 멤버들을 실속있게 선택, 박진영과 보아로부터 'YG가 다 가져갔다'는 말을 들었다. 박진영이 참가자를 선택할 차례를 건너뛰고 마이크를 먼저 잡아 박진영으로부터 '구박'을 받기도 했다.
반면 박진영은 참가자들의 음악을 가장 적극적으로 즐기고 화끈한 감상평을 해주면서, 전략가보다는 감상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입을 떡 벌리고 노래를 듣는 모습은 참가자들의 노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주요 장면이 된 상태. 참가자의 무대가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그의 표정을 살피면 될 정도로 즉각적이고 솔직한 피드백을 던지고 있다.
그는 안타까운 참가자들에게는 혹평도 거침없이 던지고, 또 그 참가자가 다시 잘하게 되면 금방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다"고 할만큼 격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 감상평도 가장 길고, 화려하다. "내가 여자로 태어났으면 저 사람과 결혼했을 것"이라는 극찬도 나왔다.
보아는 가장 실질적인 팁을 준다. '마이크를 그렇게 잡지 마라', '고음을 부를 때 그런 자세를 취하지 말라' 등 참가자들이 즉각 나쁜 버릇을 버리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하고 있다. 또 참가자가 해당 버릇을 버리고 나타나면 그 누구보다 기뻐하며 뿌듯해하고 있다.
가장 어린 심사위원답게 '귀엽게 생겼다' 등 20대 여성으로서 바라보는 참가자들에 대한 솔직한 품평도 이어진다. 평가도 가장 직설적이다. 좋은 무대가 끝나면 '사랑해요'라고 외치고, 실망스러운 무대에는 '예상보다 노래를 못한다'고 말한다. 안타까운 사연에는 눈물을 왈칵 쏟는다. 무대 위 화려한 모습만 보여왔던 보아의 새로운 모습은 방송 초반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은 이들 세 심사위원의 새로운 모습이 상당히 놀랍고 신선하다는 반응. 더구나 빅3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기 위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보다 더 뛰어난 실력의 참가자들이 모여 있어 앞으로 방송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디션이 치열해지면서 세 심사위원 간의 신경전도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 'K팝스타'는 실제 K팝스타의 새로운 탄생 뿐만 아니라, K팝스타를 만들어내는 빅3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재조명도 확실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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