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정현욱, "후배 이끄는 것보다 함께 호흡하는 것"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1.17 06: 42

겨우내 열심히 준비한 덕분일까. 전훈 캠프에 나서는 정현욱(35, 삼성 투수)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 보였다.
아시아 시리즈가 끝난 뒤 열흘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정현욱은 스파이크끈을 동여 맸다. 자신과의 타협은 없었다. 그는 아침 7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식이 요법을 병행하며 8kg 감량에 성공했다. 한 눈에 봐도 훨씬 더 탄탄해진 모습이었다. 근면과 성실이 주무기인 정현욱답게 완벽한 준비를 갖췄다.
16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정현욱은 "(몸상태는)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국내 최고의 우완 계투요원이지만 현재 모습에 만족할 순 없다. 정현욱은 "무엇보다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게 첫 번째 목표"라며 "그 다음에 직구 구위를 유지하고 정통파 투수지만 변화구에도 더욱 신경을 쓸 생각이다. 커브는 만족스럽지만 포크볼을 좀 더 연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초반에는 어깨가 조금 안 좋았는데 올해는 느낌이 좋다"며 "혼자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서두르지 않고 몸과 마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욱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획득한다.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그이기에 FA 시장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욱은 "(FA 자격 취득이) 동기 부여는 되겠지만 FA 때문에 부담을 가지면 안된다. 코치님께서는 평소처럼 하면 된다고 하시지만 하던대로 하다간 퇴보할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59차례 마운드에 올라 4승 3패 1세이브 24홀드(평균자책점 2.36)를 거둔 그는 "지난해 승수는 적었지만 평균자책점은 만족스러웠다. '나도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도 붙었으니 시즌 초반부터 세게 밀어부칠 생각이다. 시즌 후반에 무너지지 않게끔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현욱은 "지금껏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했는데 이번에는 마음 편히 할 생각이다. 1군 선수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누가 더 강한 마인드를 가졌느냐의 차이"라고 정신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현욱은 사자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로 통한다. 그러나 그는 "후배들을 이끄는 것보다 함께 호흡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낮춘 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한다. 내가 이끄는게 아니라 후배들 때문에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결국 야구는 자기가 하는 것이다. 누가 시킨다고 되는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15년보다 중요한 1년이다". 정현욱의 각오는 비장했다. 누구보다 땀의 진실을 믿기에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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