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임무는 최고 포수들의 소통이 자유롭도록 돕는 것 뿐이다."
박경완(40), 정상호(30), 조인성(37). 어느 팀에서도 주전 마스크를 쓸 수 있는 3명의 선수를 보유한 배터리 코치의 책임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프로의 세계인 만큼 결국 주전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태형(45) SK 배터리 코치는 프로 입문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1990년 OB(두산 전신)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것이다. 이에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다"라는 김 코치는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느껴지고 조직력을 잘 갖췄다는 느낌"이라며 "선수 스스로 할 일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빅3 포수를 한 번에 지도해야 하는 부담은 없을까. 김 코치는 "3명 모두 10년차를 넘겼고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최고의 포수"라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단계에 올라 있는 포수들이기 때문에 따로 주문할 것이 없다. 단지 몸관리를 통해 부상을 방지하고 체력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리적으로 경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가 아니라 투수와의 호흡이 필수이기 때문"이라는 김 코치는 "3명에게 요구할 것은 공격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수'라는 포지션으로 보면 사실상 헛점이 거의 없는 포수 3인방인 만큼 타격적인 부분에 더 중심을 두겠다는 뜻이다.
일단 박경완은 당장 전력으로 보기 힘들다.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합류해 있지만 오른 발목 재수술에 따른 재활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경완이 미지수인 만큼 조인성과 정상호에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코치는 "포수는 하체의 움직임과 파워가 중요하다. 특히 풋워크가 생명"이라면서 "조인성과 정상호 모두 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인성은 새로운 팀에 온 만큼 투수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상호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면서 "포수는 상황이 닥치면 선호하는 대처법이 있다. 이는 투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포수들이 서로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김 코치는 "정상호와 조인성은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발이 느리기 때문에 주루플레이보다는 큰 것 한 방이 필요하다. 둘이서 40홈런에 150타점 정도는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바랐다. 정상호와 조인성이 고르게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일 수도 있다. 빅3 포수들의 화합을 스프링캠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김태형 코치의 노력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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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조인성-박경완.
김태형 SK 배터리 코치/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