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두산의 조용한 개혁…'어게인 2004'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07

두산 베어스가 2012 시즌을 유별나게 조용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5위를 차지한 두산은 스토브리그에서 역대 시즌 중 처음으로 다른 팀에서 선수를데려오지 않는 등 전력 보강없이 새해를 맞이합니다.
새로운 사령탑이 나선 가운데 ‘선수단 화합과 자체 경쟁’을 내세우며 4강 진출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두산은 지난 해 초반 우승 후보 1순위까지 거론됐으나 주전선수들의 줄부상과 불미스러운 사건도 터져 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일찌감치 곤두박질쳤습니다.
이에 8년째 팀을 이끌며 준우승 3회, 포스트시즌 진출 6회를 기록한 김경문 감독이 6월에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초유의 시즌 도중 자진 사퇴를 하고 김광수 감독 대행에 이어 시즌 후 김진욱 코치가 신임 감독으로 선임됐습니다.

마치 지난 2003년 말 상황과 비슷합니다. 당시 베어스는 9년간 팀을 맡아 우승 한 차례, 준우승 1번, 포스트시즌 진출 5회의 김인식 감독이 2003 시즌은 7위로 추락하자 물러나고 처음으로 사령탑에 오른 김경문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했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부임하면서 “두산은 약한 팀이 아니다. 반드시 4강에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대다수 사람은 으레적인 말로 여겼습니다. 전력 보강은 하나도 없이 정수근과 심재학이 팀을 떠나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두산 입단 후 가장 많은 훈련을 받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훈을 시키고 2군행을 거부한 외국인 투수를 퇴출 시키고 고참 선수를 경기 중 태만을 이유로 2군으로 보내는 강수를 두며 2004 시즌을 6월부터 치고 올라가 결국 3위를 차지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KIA를 2연파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게 1승후 3연패를 당했습니다.
초년생 김진욱(52)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고 밝힙니다. 야구인들은 두산이 우승하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김진욱 감독은 지난 12일 대형 마무리 투수로 꼽힐만한 우완 스캇 프록터(35)를 데려오면서 자신감이 배가된 듯합니다.
프록터는 지난 2004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LA 다저스, 애틀랜타를 거치며 지난해까지 7시즌을 뛰고 메이저리그 통산 307경기에서 18승16패, 1세이브, 52홀드 방어율 4.78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 두산은 마무리 부재로 고전했는데 프록터가 들어오고 불펜 고참 정재훈이 4년간 28억원에 계약을 맺자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오는 19일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날 선수단에 대해 김진욱 감독은 "자부심을 가지고, 선수들 스스로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화합이 잘 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당부합니다.
김선우와 지난해 다승 3위 니퍼트를 제외한 이용찬 등 7~8명이 3~5선발 경쟁을 치르고 불펜은 정재훈, 고창성, 김강률, 노경은 등 7~8명이 맡을 예정입니다. 타선은 김동주와 최준석이 주축이 돼 이종욱, 오재원, 고영민, 양의지, 임재철 등이 나섭니다.
'김진욱호'로 새로 출발한 두산이 어게인 2004를 이뤄낼지 올 시즌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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