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야구선수인데 운동해야 하지 않겠나. 빨리 유니폼 입고 선수들과 훈련하고 싶다".
넥센 히어로즈의 좌완 불펜 오재영(27)은 17일 서울 짐을 꾸렸다. 이날 오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오후에 강진 훈련장에 내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재영은 구단과의 연봉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다. "연봉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는다"는 구단의 원칙에 따라 그는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도 몸을 싣지 못해 개인 훈련을 해왔다.

그는 "구단과 설이 지난 후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금액차가 크기보다는 처음 제시액이 너무 적다고 생각해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 사이 혼자 훈련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 2군 훈련장에 합류하기로 했다. 계약을 하지 않고 있더라도 선수로서 올 시즌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4경기 43⅓이닝 동안 2승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최하위 팀에서도 홀드 부문 3위에 오르며 제몫을 다했다. 오재영은 "매년 2군에 2달 정도 있으면서도 풀타임 소화한 선수들만큼 경기를 뛰었다는 점, 올 시즌 한해만 잘한 게 아니라 매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 등을 인정받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오재영도 선수가 전지훈련을 가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아직 계약을 안하고 있으니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감독님, 투수코치님께도 죄송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지훈련을 가지 못해 내게 득보다 실이 많을 거라는 것을 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오재영은 이어 "작은 득을 위해 나섰지만 이제 독하게 야구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진 훈련장에 가서 열심히 다시 해볼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설에도 강진에 머물 생각이다. 야구 시작하고 집에서 설을 쇤 적이 없다. 부모님께서도 내가 야구를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니 이해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중에 최근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최희섭 트레이드를 놓고 넥센과 맞춰본 카드가 좌완 투수라는 소문이 돌자 그가 지목된 것이다. 그러나 오재영은 이에 대해 "정확하게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이 아니니 내가 언급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구단과 계속 이야기해서 원만하게 풀 것이다. 나도 야구선수인데 운동해야 하지 않겠나. 빨리 유니폼 입고 선수들과 훈련하고 싶다. 요즘 팬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시즌 잘 준비할테니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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