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오재원, 포지션 전전할 일 없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17 15: 58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를 돌려서 쓸 생각은 없다. 백업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는 내야진의 줄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옆구리 부상으로 장기간 전열에서 이탈했었고, 주전 1루수 최준석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는 일이 잦았다. 그 자리를 주로 채운 건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했던 오재원(27)이었다.
오재원은 작년 한 해 129경기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주 포지션인 2루로는 84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1루 18경기, 3루 5경기, 유격수 11경기에 각각 선발 출장하며 내야 전 포지션을 전전했다. 오재원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가운데도 타율 2할7푼7리(466타수 129안타) 6홈런 46타점 73득점 46도루(1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렇지만 올해는 오재원의 '멀티플레이 쇼'를 보기 힘들 전망이다. 17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김진욱(52) 감독은 "(오)재원이가 작년에 여러 포지션을 다녔다. 그렇지만 올해는 멀티플레이 소화가 가능한 선수가 있더라도 돌려서 쓸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가장 큰 이유는 백업 선수의 기량 향상과 주전 선수의 경각심 고취에 있다. 김 감독은 "기량 성장을 위해서는 1군 경기서 뛰는 게 중요하다. 만약 포지션에 구멍이 생겼을 때 타 포지션 선수를 넣는다면 그 자리를 노리던 백업 선수는 기회를 잃게 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손시헌이 경기에 결장하게 된다면 그 자리는 유격수 백업인 김재호나 허경민이 채우게 된다. 작년 같은 상황에서는 김재호가 처음엔 기회를 부여 받았으나 타격 부진에 수비 불안을 노출하자 결국 오재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또한 2루수 오재원이 자리를 비우면 고영민이나 최주환이 올라온다. 마찬가지로 1루는 최준석 대신 김재환과 윤석민, 오장훈 등이 대기하고 있고 3루는 김동주, 윤석민, 이원석 등이 경합을 벌인다.
또한 김 감독은 주전 선수가 돌아온다 하더라도 백업 선수가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으면 자리를 그대로 넘겨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롯데를 예로 들며 "문규현 같은 경우는 백업으로 기량을 쌓으며 기회를 보고 있다가 박기혁이 빠진 자리에 들어가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박기혁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주전을 장담하기 힘들다"면서 "이러한 경쟁이 있어야 백업 선수는 물론이고 주전 선수까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예외도 있다. 상황에 따라 '멀티 플레이어'가 다시 필요해 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김 감독은 "해당 포지션에서 백업 선수까지 부상을 당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불가피할 경우에는 오재원 같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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