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무한도전 vs 놀러와, '클래식 예능'의 명과 암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2.01.17 16: 55

방송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는 요즘은 몇 달만에 프로그램이 뚝딱 만들어지기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수시로 변하는 트렌드를 이기고(?) 살아남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8년이나 버텨온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무한도전’과 ‘놀러와’가 그 주인공. 올해 8살이 된 두 프로그램은 그래서 어쩌면 ‘클래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 싶다.

하지만 ‘클래식 예능’이 된 두 프로그램의 최근 행보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무한도전’이 연초부터 20%의 시청률을 넘기며 올해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데 비해 ‘놀러와’는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힘든 여정을 걷고 있기 때문.
소재가 이젠 고갈될 때도 됐건만, ‘무한도전’은 매회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들어내고, 그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전회들과 다른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짝’ ‘나는 가수다’ 등 핫이슈 프로그램들을 차례로 패러디하는 재미에 한창이다.
특히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한 ‘나름 가수다’는 ‘무도’식 패러디가 어떤 것인가를 확실히 보여주며 시청률과 호평, 음원 수익까지 모두 챙기는 알뜰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놀러와’는 최근 하락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청률은 물론, 새로 시작하는 코너마다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기 때문.
사실 ‘놀러와’는 ‘무한도전’보다 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뚜렷한 포맷이 없는 ‘무한도전’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포맷, 형식을 가져다 쓸 수 있고,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폭이 넓은 반면, ‘놀러와’는 ‘집단 토크쇼’라는 큰 그림 안에서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8년이 넘는 동안 너무 많은 기획을 선보였고, 좁은 운신의 폭 안에서 시도할 수 있는 실험들은 어쩌면 이미 다 보여졌기 때문에 ‘놀러와’의 고충과 한숨은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세시봉’ 같은 걸출한 기획으로 시청자들이 ‘놀러와’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라 시청자들은 어떤 시도에도 시큰둥한 반응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놀러와’도 결국은 자신에게 꼭 맞는 변화의 옷을 입을 것을 기대하며 정말 ‘클래식’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예능으로 장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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